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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학 입학식…모두 검정 정장만 입는 이유는?

기사입력 2019-04-15 15:03 l 최종수정 2019-04-22 15:05


4월은 일본 대학의 입학식이 열리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일본 대학의 입학식에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이 하나있습니다.

신입생의 복장이 거의 예외없이 검정색, 또는 짙은 감색 양복 차림이라는 점입니다. 검정 일색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같은 색 옷을 입습니다.

지난 7일 닛폰부도칸(日本武道館)에서 열린 메이지(明治)대학 입학식에는 4천여명의 신입생이 참석했습니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이날 신입생의 복장은 검정 또는 짙은 감색 정장 차림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엷은 회색 계통의 양복과 민족의상 차림의 여학생이 1명씩 눈에 띄는 정도였습니다.

검은 정장에 흰색 셔츠 차림으로 참석한 국제일본학부 입학 여학생(19)은 "혼자 남들과 다른 모습을 하는게 멋있기는 하지만 베이지색 등 남들과 다른 색 옷을 입을 용기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교토(京都)대학 홍보지 등을 자료로 이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다노 다이스케(田野大輔) 고난(甲南)대 교수에 따르면 신입생 복장이 검정색 정장으로 자리 잡은 건 "1990년대 후반부터 2천년대 초반"입니다.

취직 빙하기로 불리던 당시 "다른 사람과 똑같아 지려는 '우로 나란히' 현상이 강해지면서 무난한 검정색 정장이 취업활동의 주류복장으로 정착하자 취직활동 할 때 입을 거라면 아예 신입생 때 준비해 두자"는 생각에서 '흑화(黒化)'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각 대학들이 취업활동 지원을 강화하기 시작한 시기와도 겹칩니다.

학생과 교직원을 조합원으로 하는 본 각지의 대학생협은 신입생들에게 '입학식은 정장차림으로', '첫 정장 고르는 법'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메이지대 상경학부에 입학한 고지마 료(小島諒. 18)는 "정장은 입학식과 성인식 때 외에는 입지 않는다. 그렇다면 취업활동 때도 입을 수 있는 검정색이 좋다고" 생각해 검정 양복을 골랐다고 합니다.

유력 양복 메이커 아오키는 2002년에 여성용 정장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담당자는 "그때까지는 여성이 백화점에서 정장을 사는 경우가 많아 색상도 다양했을지 모르지만 전문점에서는 침착하고 젊잖은 색 정장이 많았던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복장을 선택하도록 권장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국제기독교대학은 지난 1월 "입학식에 취업활동 때 입는 양복을 입을 필요는 없다"면서 "당신다운 색과 디자인의 복장을 자신의 의사로 선택하라"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 학교 가토 에쓰코(加藤恵津子) 학생부장은 "취업활동에서도, 입학식에서도 감점당하지 않으려고 주위 사람들과 같은 복장을 할 게아니라 자신다움을 강조해 가산점을 기대하는게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가토 부장은 4일자 아사히 신문에 "검정 일색 사고방식을 멈추게 하는 길"이라는 글을 기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기고문에서 (획일적인 검정 복장은) "취직=개성포기 라는 메시지의 시각적 고정화"라고 지적하고 "복장통제는 언론 및 사상통제와 이웃해 있다. 무비판적으로 관행을 따르는 심성을 평화로운 시기에 단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창조성과 개성을 말하면서 대학생이 이런 복장을 선택해도 되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유리타 마키토(百合田真樹人) 교직원지원기구 선임 연구원도 '흑화'에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는 4월에 한 기업의 2008년과 2010년 입사식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1986년 입사식 사진에는 체크무

뉘 스커트를 입은 여성이 있었지만 2010년 사진은 검정 일색이었습니다. 유리타 연구원은 입사식 복장에도 "비슷비슷해서 분간이 안되게 하면 감점당하지는 않는다는 일본사회 공통의 인식이 있다"고 지적하고 "콕 짚일 우려가 있는 개성을 드러내기 보다는 감점 당하지 않는 '안심감'을선호하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를 검정 일색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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