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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광장’에서는 오늘부터 매주 금요일 오전에 ‘카메오의 영화 한마당’(가칭)을 마련했음. 이 코너를 맡아줄 경향신문 스포츠 칸의 배장수 선임기자를 소개함.
안녕하세요? 방금 소개받은 배장수 기잡니다. 감장수 사과장수 딸기장수 등 어릴 때에는 이름 때문에 놀림 많이 받았죠.
시청자 여러분. 영화는 가장 쉽게,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의 하나. 앞으로 시청자 여러분들의 대화와 문화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열심히 전해드리겠음.
문>영화 전문기자이자 카메오 배우이기도.
이메일 주소가
. 이메일 머리가 카메오인 것은 말씀하신 대로 영화에 카메오 출연을 즐기기 때문. 1993년에 개봉된 ‘참견은 노 사랑은 오예’부터 ‘태백산맥’ ‘마누라 죽이기’ ‘은행나무침대’ ‘박하사탕’ ‘엽기적인 그녀’ ‘라디오 스타’ 등을 거쳐 개봉 예정인 이창동 감독의 ‘밀양’까지 47편에 단역으로 출연했음. 편수는 47편, 적지 않은 편수인데 출연한 시간만 모우면 1시간이 안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료들이 1시간이 넘으면 출연 장면 장면 사이에 내레이션을 넣어 장편 영화 한편 분량을 제작, ‘배장수영화제’를 열어주겠다고 했는데 과연 그런 감개무량한 자리가 마련될지 기대가 큽니다.
- 영상으로 보겠음.
‘엽기적인 그녀’ ‘…홍반장’ ‘라디오 스타’ 등.
문>기사쓰랴, 출연하랴, 바쁘겠다. 출연은 어떻게 하게 됐나.
경향신문 출판국 레이디경향 재직 당시 대학 재학시절 함께 연극을 했던 선후배들과 극단을 창단, 낮에는 근무하고 밤에 연습·공연을 가짐. 공연작이 ‘아일랜드’였고, 공연에 영화계 지인들을 초대함. 이 공연을 본 김유진 감독이 ‘참견은 노 사랑은 오예’에 출연시켜 준 게 계기. 동영상 소개에 빠져 아쉬운데 출연작 가운데 ‘태백산맥’ ‘축제’ ‘취화선’ ‘하류인생’ 등 임권택 감독의 영화가 가장 많다는 데 긍지를 느낍니다. 그리고 ‘아무도 안 알아주는 월드 스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음. 이른바 3대 국제영화제로 손꼽히는 칸·베를린·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출연작이 모두 상영됨. ‘태백산맥’이 베를린, ‘취화선’이 칸, ‘하류인생’이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상영됐고, ‘취화선’은 감독상을 수상함.
- 금주 영화계 소식.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정리해 드리겠음. 이번 시상식 결과는 거장 마틴 스콜세지의 감독상 수상, 흑인배우 포레스트 휘태커의 남우주연상 수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멕시코 출신 길예르모 델토로 감독이 연출한 ‘판의 미로’가 촬영·미술·분장상 3개 부문상을 거머쥔 점, 앨 고어 전 부통령의 환경운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이 장편 다큐상과 주제가상을 받았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음.
-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6전7기의 기쁨을 누림.
그의 아카데미상 감독상 수상은 생애 처음. 올해 예순다섯살인 그는 81년 ‘성난 황소’를 필두로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좋은 친구들’ ‘갱스 오브 뉴욕’ ‘에비에이터’로 감독상 후보에 올랐으나 번번이 실패.
- 수상작은 ‘디파티드’는 어떤 영화?
한마디로 규정한다면 ‘위대한 짝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외국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 속속 개봉되고 있는데요, ‘디파티드’는 홍콩영화 ‘무간도’를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대개 리메이크 작품은 원작을 능가하는 게 쉽지 않은데요, ‘디파티드’는 전례를 깬 작품에 속합니다. 감독상 최우수작품·각본·편집상 등 올해 아카데미에서 최다 부문상을 수상함. 그래서 ‘위대한 짝퉁’이라는 거죠.
이야기는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경찰과 갱단에 위장 잠입한 갱과 경찰의 격돌을 기둥으로 인종·신분 갈등과 인간의 이기성이 자아내는 현대사회의 폭력을 고발한 액션영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맷 데이먼·잭 니콜슨·마틴 쉰 등이 열연을 펼침. DVD로 감상할 수 있음.
- 포레스토 휘태커는 어떤 배우?
대단한 배우. 흑인으로 아카데미상에서 다섯 번째(시드니 포이티에·덴젤 워싱톤·제이미 폭스·할 베리)로 주연상을 받았습니다. 흑인에 짝눈, 못생겼는데 연기력으로 할리우드에서 맹활약을 펼쳐 왔죠. 지난해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을 받은 모건 프리먼과 함께 흑인들의 자랑. 못생겨도 개성 있고 연기를 잘하면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고 있음. 대표작 ‘플래툰’ ‘굿모닝 베트남’ ‘크라잉 게임’ ‘스모크’. ‘사랑을 기다리며’ ‘사랑이 다시 올 때’ ‘대통령의 딸’ 등을 연출한 감독이기도 함.
- 수상작은?
‘라스트 킹’. 아프리카의 히틀러로 불리는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의 삶을 그의 주치의의 눈으로 조명해 본 픽션임. 휘태커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지도자와 살육을 마다하지 않는 야수의 모습을 열정적으로 펼쳐냄. ‘라스트 킹’은 국내에서 3월중 개봉될 예정임.
여기에서 한가지 요긴한 정보를 하나 전해드리겠습니다. 볼펜 준비하시죠. 아카데미상 선물세트를 소개해 드릴게요. 서울 동숭동에 있는 예술영화 전용관 하이퍼텍 나다에서는 ‘아버지의 깃발’ ‘더 퀸’ ‘판의 미로’ ‘리틀 칠드런’ 등 올해 아카데미상 수상 혹은 후보작 4편을 상영합니다. 1일부터 1주일 동안만 마련되니까 명화를 보고 싶은 분들은 가족·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내보시기 바랍니다.
-금주 개봉작
‘좋지 아니한가’ ‘행복을 찾아서’ ‘작사·작곡’ ‘동경심판’
- 첫 번째 추천작을 꼽는다면?
‘좋지 아니한가’. 필견의 영홥니다. 한국영화여서가 아님. 왜 필견의 영화인가. 첫째 보면 좋지 아니한가. 보시면 압니다. 둘째 코미디 영화인데 시청자 여러분들의 예상을 여지없이 깨트려 줍니다. 셋째 가족영화인데 이런 가족영화는 처음입니다. 3월 2일 현재 ‘올해의 한국영화’로 손꼽힙니다. 모 아니면 도로 치달아 너무 무겁거나 가벼운 대다수 한국영화들 가운데 ‘허리’ 역할을 하는 웰메이드 영홥니다. 다섯 번째 중학생 이상 온 가족이 볼만한 영홥니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해 드리자면 사분오열인 한 가족의 갈등과 그것이 풀어지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천호진·문희경·유아인·황보라·김혜수·박해일·정유미·이기우 등이 호흡을 맞췄고,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이 연출했음.
-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행복을 찾아서’는?
두 편 모두 미국영화. 우선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부터 소개.
시청자 여러분, 운명적인 만남과 사랑을 하고 싶으시죠. 달콤했던 남편·아내 혹은 연인과의 사랑의 추억이 눈에 아른거리시죠. 직접 못하면 대리만족이라도 느끼고 싶으시죠. 그렇다면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을 고려해 보십시오. 한물간 왕년의 인기가수가 주인공인데요, 상대방이 친구를 대신해 이 가수의 집 화초에 물을 주러 온 평범한 여자입니다. 당대 인기 여가수가 부를 새 노래의 가사를 화초에 물을 주러 온 여자가 쓰고 남자가 곡을 지으면서 노래와 사랑이 익어가는 과정을 엮음. 80년에 유행했던 팝과 새 창작곡 등이 영화의 재미를 더해줌. 휴 그랜트와 드류 베리무어가 남녀 주인공을 맡았음.
※ 시간을 고려해 휴 그랜트와 드류 베리모어 소개.
휴 그랜트는 옥스퍼드 대학 출신. 10여년 간 세계적인 모델 엘리자베스 헐리와 사귀었고 지난 3년간 교제해 온 제미마 칸과도 헤어진 올해 마흔여섯살의 솔로. 대표작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노팅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
드류 베리모어는 ‘이티’로 유명한 아역배우 출신 스타. 약물·알코올 중독 등으로 힘든 시절을 보낸 뒤 ‘야성녀 아이비’ ‘나쁜 여자들’ ‘보이즈 온 더 사이드’ 등으로 재기. 32세. ‘웨딩 싱어’ ‘25살의 키스’ ‘첫키스만 50번째’ 등 로맨틱 코미디에서 섹시하면서 귀엽고 청순한 이미지로 각광받아옴. 가슴 축소 수술을 받은 뒤 운동·다이어트 등으로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주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 ‘행복을 찾아서’는?
인생 역전을 꿈꾸는 분들에게 권해드리고 싶은 영화. 극중 주인공에게, 관객 스스로에게 희망의 응원가를 부르게 만드는 영화. 인생역전을 꾀한 월 스트리트 주식중개인 올해 53세인 크리스 가드너의 실화를 영상화함.
크리스 가드너는 의료기기 외판원으로 힘든 생활을 하던 중 아내와 헤어지고 어린 아들과 함께 싸구려 숙소, 노숙자 센터, 공중 화장실 등을 전전합니다. 우연히 만난 성공한 주식 중개인의 귀띔을 계기로 주경야독, 무임금 인턴 사원을 거쳐 월스트리트 정상에 오른 인물.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극중 부자에게 미소를 보인 뒤 성큼성큼 걸어가는 행인으로 깜짝 출연함. 촬영중 현장을 방문, 조언을 하기도.
- 윌 스미스가 실제 아들과 출연?
윌 스미스의 아들로 출연한 제이든 스미스는 윌 스미스의 두 번째 부인인 배우 제이다 핀켓 스미스 사이에 태어난 아들. 올해 여덟살. 제작진이 100여명을 상대로 오디션을 한 끝에 선발함. 윌 스미스는 처음에는 반대했다고.
윌 스미스는 올해 서른여덜살로 188㎝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가수·배우·제작자로 활동하는 팔방미남. 한국인과 인연이 깊음. 박진영씨가 작곡한 ‘아이 위시 아이 메이드 댓’을 수록한 음반 ‘로스트 앤드 파운드’로 지난해 4월 생애 세 번째로 빌보드 톱10에 진입한 가수이기도 함. MIT의 장학금 제안도 거절하고 가수를 꿈꿨고, 래퍼로 인기를 끈 뒤 1990년부터 연기를 시작, ‘나쁜 녀석들’로 스타덤에 오른 뒤 ‘인디펜던스 데이’ ‘맨 인 블랙’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알리’ 등으로 각광받음. ‘알리’에 이어 이번 작품으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함.
- ‘동경심판’은?
필견의 영화. 3·1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작품으로 역사 다큐멘터리 성격이 강함.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인 1946년, 도쿄에 설치된 극동국제군사법정의 역사적 순간을 중국인 감독이 만들었음. 미국이 주도한 당시 재판을 일본을 단죄하기 위해 면죄부를 주는 성격이 강했는데 이번 영화는 ‘대동아 공영을 위한 불가피한 전쟁이었다’ ‘형(일본)과 아우들(한국 등 아시아국가)의 집안싸움이었다’는 등 궤변을 늘어놓는 전범들에 대한 재판 실황을 충실히 재현, 일본의 만행을 객관적으로 드라마틱하게 조명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