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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정국에서 보여준 정치인들의 행보는 그 성향에 따라 달랐습니다.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세월호 정국의 한 복판으로 들어갔습니다.
유민 아빠 김영오 씨 옆에서 일주일 단식을 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단식을 풀었습니다. 다행입니다. 빨리 건강을 회복하길 빕니다. 저는 김영오씨의 생명이 걱정돼 단식을 말리려고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저도 단식을 중단합니다. 특별법 제정은 여전히 안되고 있습니다.
저도 당도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해 송구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문재인 의원의 단식을 보는 시선이 다 고왔을리는 없습니다.
새누리당은 대선 주자였던 문재인 의원이 동조 단식을 함으로써 사태를 더 악화시켰고, 야당 의원들의 장외 투쟁까지 부추겼다고 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군현 / 새누리당 의원(어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 "김영오 씨 단식 중단하는 마당에 서울광장에서 단식하는 문재인 의원은 어제 박영선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을 만나서 새정치연합이 어려운 시기 맞고 있는데 대표 중심으로 단합된 모습 보여주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재인 의원이 합의안 마련되고 추인되는 과정에서 그런말 했다면 지금의 국회 파행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문재인 의원은 분명히 유민 아빠의 단식을 끝내기 위해서 동조단식을 했다고 했지만, 일각에서는 그 말을 믿지 않는 눈치입니다.
심지어 같은 새정치민주연합 안에서도 문재인 의원이 세월호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어제 MBN 시사마이크에 출연한 조경태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조경태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유민 아빠가 단식을 계속한다고 하면 (문재인 의원이) 계속할 겁니까. 저는 그런 부분들이 아쉬운 부분이다. 유민 아빠가 계속 단식을 해가지고, 단식을 안 풀었때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유민 아빠가 단식을 풀 수 있도록 설득하고 위로하는 마음들이 좀 아쉽니다."
문 의원의 단식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옹호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번 단식을 통해 문재인 의원은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서 또 한번 깊은 이미지를 심어줬다는 평가입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의원은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박원순 시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이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야권 차기대선 주자 선호도에서도 문 의원은 박원순 시장의 뒤를 바짝 쫓았습니다.
이번 여론조사를 보면 김무성 대표의 선전도 눈에 띕니다.
박원순 시장과 차이는 불과 0.9%포인트에 불과합니다.
여권내 대선 후보로 우뚝 선 모양새입니다.
김무성 대표는 유족들을 한 차례 만난 것 외 세월호 정국에서 특별한 역할을 맡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정국은 이완구 원내대표에게 맡기고, 자신은 민생 현장을 찾았습니다.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26일 부산 수해현장)
- "우리 국가가 세월호특별법 문제로 발목이 잡혀서 아무것도 못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죠. 그래서 저희들은 모든 게 현장에 답이 있기 때문에(현장을 직접 보고 챙기겠습니다.)"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오늘 청년 취업 활성화방안 토론회)
- "사회자가 너무 분위기 무겁게 시작하네.(웃음) 안 그래도 청년들한테 새누리당이 인기가 없는데. 너무 무거워서 그렇죠.(웃음) 저기 선글라스 쓴 친구 멋있다. 실내에서 잘 안보일텐데…"
김무성 대표의 민생 행보 뜻이 무엇이든, 김 대표로서는 세월호 정국과 국회 파행 속에서 그다지 잃은 것은 없어보입니다.
오히려 득이 됐다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세월호 정국에서 벗어나 있다고 항상 득이 되는 건 아닙니다.
안철수 전 대표가 그렇습니다.
대표 직에서 물러난 이후 안철수 의원은 두문 불출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가끔 야당 의원들을 만나 식사를 한다는 얘기만 들립니다.
문재인 의원이 단식을 할 때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거리 투쟁에 나설 때도 안 의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정국에서 분명한 목소리를 냈어야 하는데 침묵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백의종군하고 평당원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걸까요?
안철수 의원이 침묵하는 사이 지지자들은 많이 돌아섰습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안 의원은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7.7%로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공동 5위를 기록했습니다.
야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도 안 의원은 9.2%로 2위인 문재인 의원과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세월호 정국에서 벗어나 침묵하는 것이 안 의원에게는 결코 도움이 되지는 않는 듯합니다.
정치인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욕먹는 것도 아니고 잊혀지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안철수 의원은 잊혀진다는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리얼미터 여론조사>
8월 18일부터 22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 전화(CATI) 및 자동응답전화(ARS) 유무선 병행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