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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아침에 양치하는 분들, 치약을 짜면서 이런저런 생각 드실 텐데요.
치약 속 살균제 논란, 정확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죠.
조경진 기자! 그러니까 가습기 살균제 안에 있었던 그 살균 독성 물질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치약 안에도 있었다는 것 아닙니까?
어떤 치약들입니까.
【 기자 】
지금 사용하고 계신 치약이 이것들인지 11종입니다. 자세히 보시고요. 당장 사용을 중단하시고, 집에 이 제품들이 있다면 새것과 쓰던 것 상관없이 영수증이 없더라도 오늘부터 곧바로 환불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이 안에 독성 물질이 들어 있었다는 거죠?
【 기자 】
CMIT와 MIT가 들어 있었습니다.
0.0044ppm 검출됐는데요.
현행법상 치약 보존제로, CMIT나 MIT 사용은 원천금지입니다.
【 앵커멘트 】
이게 그런데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유명상표 아닙니까. 아모레퍼시픽에서 왜 법을 어기면서 독성 물질을 넣은 겁니까.
【 기자 】
납품받는 업체에서 해당 원료를 받아 썼을 뿐이며 지난 4년 동안 이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 아모레퍼시픽 설명입니다.
그동안 팔린 문제의 치약이 5천만 개라고 하지만,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도 파악되지 않은 상태이고요.
【 앵커멘트 】
납품 업체는 왜 독성 물질을 넣은 겁니까?
【 기자 】
납품 업체는 미원상사라는 곳인데요.
이 독성물질이 문제가 되는지도 알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니까 납품하는 곳도 몰랐고, 납품받는 곳도 이러한 독성 물질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고, 사용 자체에 대해서도 몰랐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죠.
【 앵커멘트 】
업체들이 다 몰랐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그러면 관리 감독하는 곳이 식약처인데. 식약처도 설마 몰랐다고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겠죠?
【 기자 】
식약처도 이러한 위반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이 치약 사건은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에서 파악한 것인데, 의원실로부터 이러한 내용을 전달받고 나서야 부랴부랴 회수 조치에 나섰습니다.
【 앵커멘트 】
다 몰랐다고만 이야기를 하니, 매일같이 치약을 사용한 국민은 화가나고 불안하고 여러 심정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식약처가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무해하다" 이런 소리를 하고 있다면서요?
【 기자 】
미국에서는 치약 보존제로 CMIT나 MIT를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유럽도 15ppm까지 허용하기 때문에 우리는 금지하고는 있지만, 이번에 검출된 양을 봤을 때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이렇게 얘길 하는 겁니다.
정부가 사용을 금지한 화학물질인데, 소량이니 괜찮다고 말하고 있는 앞뒤가 안 맞는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아모레퍼시픽이 낸 입장문을 봐도 극미량이라는 표현을 썼던데요.
극미량이니까 괜찮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걸까요?
조 기자, 정말 괜찮은 건가요?
【 기자 】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극미량이라도 해도 분명한 독성물질입니다.
양치질하다가 조금이라도 삼키는 경우가 있고, 또 입 안을 덜 헹궈서 남아있던 독성물질을 삼킬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소화기를 통해 흡수돼 전신 순환을 통해서 다른 장기들에 이동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알레르기 질환을 갖고 계신 분들이나, 어린 아이들에게는 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서도 큰 교훈을 얻었다시피, 적은 양이니까 괜찮다고 이야길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적은 양이라도 장기적으로 노출됐을 때의 문제점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 앵커멘트 】
더 답답한 건 말이죠.
지금 다른 유명 업체들도 거론되고 있어요.
【 기자 】
이번 문제의 원료가 납품된 회사가 아모레퍼시픽 말고도 30여 곳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애경산업이나 코리아나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형 화학용품 회사와 외국회사 등 포함돼 있는데요.
치약과 구강세정제처럼 입에 바로 들어가는 제품부터 샴푸와 면도 크림, 화장품을 만드는데도 사용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문제는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에 쓰였는지는 제조업체가 밝히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어제 뒤늦게 현장조사를 나간 식약처는 "확인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어 확실한 것은 현재 무엇 하나 없습니다.
【 앵커멘트 】
조 기자! 그러면 다른 치약들, 그러니까 이번에 거론되지 않은 제품들은 괜찮은 건가요?
【 기자 】
치약은 기본적으로 유통기한이 없죠.
세균번식을 막아주는 보존제가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독성물질도 치약 안에서 보존제 역할을 한 건데요.
다른 치약들에도 보존제 역할을 하는 다른 물질이 들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대체 보존제가 무엇인지, 이것들은 인체에 유해한지 여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부분도 여전히 구멍일 가능성 크다며 우려 섞인 이야기를 합니다.
사실상 업체가 자체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으면 조사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 앵커멘트 】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국민에게 환경 노이로제를 안겨줬는데, 이렇게 대충 넘어갈 문제는 아니지 않습니까.
당장 그러면 국민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막막합니다.
【 기자 】
문제가 된 치약들 말이죠, 사용하고 계신다면 곧바로 환불부터 하시고요.
어떤 치약을 사용하고 계시더라도 양치질 후에 가글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올바른 가글방법은 일단 컵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물을 가득 담아서 5번 정도 가글을 하는데, 총 2컵. 그러니까 10번 정도 입을 헹궈줍니다.
두 세 번 정도 헹구면 입속에 화학물질이 제대로 씻겨져 나가지 않습니다.
오늘부터 10번 헹구는 것, 자녀들에게도 정확하게 알려줘서 실천하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 앵커멘트 】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로 생활화학 제품 전반에 걸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었지만, 달라진 건 없어 보입니다.
다들 모른다고만 할 게 아니라, 꼼꼼한 관리, 감독, 전수조사를 시작할 때입니다.
조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