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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것보다 자존심 상해서 못 살겠다', 댓글을 올린 네티즌, 왜 이렇게 자존심이 상한 걸까요?
전 세계에서 19명을 숨지게 하고, 200명 이상 다치게 한 일본의 다카타 에어백 얘기입니다.
차량이 충돌했을 때, 안전하라고 있는 에어백에서 되려 금속 파편이 튀어나와 사람이 숨지자 이 제품이 부착된 차량의 운전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겁니다. 때문에 다카타 제품은 '죽음의 에어백'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불안한 건 알겠는데, 그럼 자존심 상한다는 건 무슨 말일까요.
이렇게 위험하니, 정부가 판매됐거나 판매 중인 이 에어백이 달린 차량을 대상으로 리콜 명령을 내렸는데, 국내에서 제일 잘 팔린다는 벤츠와 지엠은 대놓고 이 명령을 따르지 않고 있거든요.
'국내에선 지금까지 사고가 없었다, 그러니 리콜할 수 없다', '자사의 조사결과가 나온 뒤 어찌할지를 결정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들 업체들, 미국과 중국에선 리콜 명령을 즉각 수용했습니다. 벤츠는 세계 판매량 3위인 한국을 무시하는, 그야말로 '코리아 패싱'을 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와 미국·캐나다는 자동차의 안전기준 적합성을 제작자가 스스로 인증하도록 돼 있습니다. 때문에 사고 발생 시 제조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죠. 문제는 이를 강제할 수 없다는 건데….
대신 미국과 캐나다는 징벌적 배상제도나 소비자 보호법 등으로 판매를 금하는 보완책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린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러니, 지난해에도 운행 차량 10대 중 3대는 리콜 명령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았죠.
기업이 소비자를 봉으로 보는 건, 다른 나라가 한국을 무시하는 건, 우리가 우리의 권리를 제대로 요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낼 돈은 다 내고 차를 사면서도, 아니 더 비싸게 사면서도 외국 기업들한테조차 '코리아패싱'을 당하다니요.
더 이상은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서 우리 국민들 자존심 좀 세워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국회에서 싸운다고 국민들 자존심 높아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