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고가 선물세트 이렇게 뇌물로 변한다

앞서 백화점들이 수백만원의 선물세트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고 전해드렸는데요.
이런 선물세트들은 언제든지 현금으로 교환이 가능해 뇌물로 변질될 수 있다고 합니다.
김성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백화점에 진열된 수백만원대 선물세트를 실제 받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대부분 사람들은 선물로 느낄 것 같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 홍관표 / 자영업자
-"너무 비싼 선물을 받으면 당황스럽겠죠."

실제로 이들 고가 선물세트는 쉽게 현금화가 가능해 뇌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큽니다.

고가의 선물을 구입해 백화점에 선물 받을 사람의 주소와 연락처를 넘기면 백화점은 배달받을 사람에게 선물 종류와 배달 시기를 알려줍니다.

이때 선물받는 사람이 해당 상품 대신 상품권을 요구하면 그 금액만큼의 상품권으로 지급됩니다.

인터뷰 : 백화점 관계자
- "(기존에 받은 상품이 맘에 들지 않으면 상품권 교환이 가능합니까?) 상품권 교환을 하러 오시면 상품권으로 바꿔드려요"

백화점 상품권의 경우 액면가의 95% 정도로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합니다.

고가 선물을 하는 기업입장에서도 추석선물은 접대비 항목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뇌물보다 회계처리가 훨씬 간단합니다.

인터뷰 : 김학범 / 공인회계사
-"명절때를 전후해서 거래처나 회사 관계자에게 선물을 지급할 경우에는 세법상, 매출액에 따라 제한을 받기는 하지만, 통상 접대비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전한다는 추석, 고가 선물세트가 언제든지 뇌물을 전달하는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일반 서민들에게 또다른 박탈감을 안겨줍니다.

mbn뉴스 김성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