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채권투자 감소의 배경은 저축성예금의 정체다. 저축성예금은 1~10월까지 작년에는 41조원이 증가했지만, 올해는 18조원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작년보다 23조원이 덜 들어왔다. 반면 같은 기간 대출은 작년보다 12조원이 더 증가하면서 단기적인 불균형이 발생했다. 부족한 자금을 채권투자를 줄여서 메우고 있다.
저축성예금이 덜 들어오고 있는 이유는 먼저 저금리 지속에 따른 금리 하락과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확대에 따른 거액 정기예금의 이탈이다. 실제로 5개 시중은행의 10억원 이상 거액 정기예금 규모는 231조원으로 작년 8월 말 대비 17조원 이상 빠져나갔다.
거액 예금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이자가 거의 없는 수시입출금식 단기예금으로 이동했다.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작년 대비 13조원 늘었다. 그 외에 골드바, 저축성보험 등 비과세 상품으로도 움직였다. 과세 회피를 위해 아예 금융권을 떠나 장롱 속으로 들어간 현금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 만난 한 PB는 자신의 고객 중에 수십억 원을 5만원권으로 바꾸어 집에 보관하는 거액자산가도 있다고 고백했다. 이러한 추세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시작되었으며, 과세 기준 확대로 최근에는 비교적 작은손(?)들까지 움직이는 것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개인금고와 골드바(금괴)의 판매량이 작년보다 100% 이상 급증했다거나, 5만원권의 환수율이 급격하게 낮아지며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뉴스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자금은 거액자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