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6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주식시장의 꽃인 기업공개(IPO) 시장에 최근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기관 수요예측이나 일반청약 결과는 물론 상장 후 주가가 해당기업의 실적과는 무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내장재 생산업체인 엔브이에이치코리아(이하 NVH코리아)는 지난달 말 진행한 일반 공모청약에서 1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 IPO에 나선 기업들이 대부분 세 자릿수 경쟁률은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결과다. 같은 기간 청약을 진행한 동종업체 현대공업도 69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실적만 놓고 보면 NVH코리아의 청약 흥행 부진은 뜻밖이다. 이 회사는 2011년부터 각각 89억원, 210억원, 150억원(올해 반기)의 영업이익을 시현하고 있다. 같은 기간 현대공업(77억원, 92억원, 89억원이다)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매출 구조면에서도 현대·기아차 납품 비중이 높고, 2차 협력업체인 현대공업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NVH코리아의 일반 청약 부진은 오버행 이슈(대규모 물량 출회)에서 비롯됐다. 2대주주인 메지링크가 상장 후 보유 지분을 처분할 것이라는 소문에 일반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려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과 해당 주주 측이 나서 지분 매각설을 전면 부인했지만 한 번 형성된 우려섞인 분위기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코스닥 상장 이후에도 NVH코리아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통신기기업체 기가레인은 공모가 산정에서부터 쓴 맛을 봤다. 기가레인은 지난달 진행한 기관수요예측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46 대 1)을 기록하며 공모밴드 하단인 6300원에 못 미치는 5500원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올 하반기 들어 두 자릿 수 경쟁률을 기록한 공모주는 기가레인을 포함해 두 곳 뿐이다.
실제로 기가레인의 영업이익은 2011년 25억원에서 지난해 120억원, 올 반기 70억원을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오버행 이슈도 없어 상장주관사는 물론 시장에서도 기가레인의 수요예측 부진은 의외라는 평가다.
화장품 원료 제조 및 판매업체인 에이씨티는 수요예측 부진으로 밴드 하단가를 3000원 가량 밑도는 8100원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부진한 업황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 주가는(5일 종가기준) 7000원 초반까지 떨어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하반기 IPO기업들이 몰리면서 특정 기업에 대한 정보를 세부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채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부 일반투자자들은 장외주식가격에 근거한 차익을 노리고 공모주 투자에 참여한다"며 "회사의 성장성이나 기초체력에 기초하지 않은 투자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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