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양대 계파 수장인 김근태, 정동영 전현직 의장이 신당창당에 합의했습니다.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과의 결별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파장이 적지 않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이 문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강상구 기자.
질문 1)
이제 통합신당 움직임에 탄력을 받게 된 셈이죠?
답)
열린우리당의 양대 대주주인 김근태, 정동영 전현직 의장이 전격적으로 만나 신당 창당 추진에 합의했습니다.
의원워크숍 다음날 새벽의 갑작스러운 만남이었지만, 불과 40분만에 합의문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이미 1주일 전부터 서로 조율이 돼 왔던 탓입니다.
합의 내용은, 당헌, 당규에 따라 전당대회를 개최해 당원의 뜻을 모아 '원칙있는 국민의 신당'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139명의 여당 의원 가운데 김근태계가 30~40명, 정동영계가 50~60명으로 꼽힙니다.
이들이 손을 잡음으로써 통합신당은 거스르기 힘든 대세로 자리잡게 됐습니다.
질문 2)
특히 이번 합의를 노무현 대통령과의 결별을 공식화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요?
답)
물론입니다.
명시적인 표현은 피했지만, 두 사람의 합의문만 보더라도 이 점은 명확합니다.
인터뷰 : 우상호 / 열린우리당 대변인
- "원칙있는 국민의 신당은 누구의 영향권에서도 벗어나 자율적, 독립적으로 국민의 품 속에서 만들어야 한다."
합의문을 발표한 우상호 대변인은, 이 말이 통합추진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불개입, 불간섭 원칙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질문 3)
그런데 그 문구의 해석을 놓고 뒷말이 좀 나오고 있다죠?
답)
합의내용이 노무현 대통령이나 친노 세력과의 사실상 `결별선언' 아니냐는 언론 해석에 대해 DY측은 합의문의 왜곡이라는 입장을 보인 반면 GT측은 "DY가 합의정신과 달리 이중 플레이를 한다"는 불만입니다.
정동영 전 의장은 홈페이지에 "당의 진로에 대한 논의는 '분열없는 대통합의 원칙' 속에 진행돼야 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갈라서기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으로 읽히는데, 김근태 의장측은 당초 합의문에 '노 대통령은 국정에 전념하라'는 문구를 넣으려다가 극한 표현을 피하자는 취지에서 완화했다며, 결별의 의미를 분명히 했습니다.
질문 4)
왜 그런 일이 생길까요?
답)
궁극적으로는 경쟁자이기 때문이겠지요.
당장은 고건 전 총리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급부상하는 위기 상황 속에서, 열린우리당의 양대 최대 주주인 두 사람이 손을 잡지만, 결국에는 대선주자로서 맞설 수 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질문 5)
중요한 건 이른바 당 사수파의 움직임 아니겠습니까?
답)
그쪽도 입장이 조금씩 엇갈립니다.
우선 스스로를 '사수파라면 몰라도 친노파는 아니'라고 강변해 왔던 신기남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두 사람의 합의문이 내가 일관되게 주장해왔던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나머지는 반발 기류 속에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데,
참정연, 그러니까 과거 개혁당 출신들은 대선주자들의 조바심일 뿐이라며 애써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두 사람이 만났다고 해서 신당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어차피 큰 틀에서 '통합'이라는 합의는 의원워크숍에서 마련돼 있는만큼,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여러 굽이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설명입니다.
그야말로 노대통령 직계그룹으로 꼽히는 의정연의 입장은 또 다른데,
"대통합을 하려면 김 의장과 정 전 의장은 대선불출마 선언부터 하라"는 적극적인 입장입니다.
질문 6)
일각에서는 신당파와 사수파가 이제야말로 결별을 준비하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하는데?
답)
신당파와 사수파 양쪽에서 모두 그런 언급들이 나오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무르익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 김형주 / 열린우리당 의원
- "단계별로 도저히 새로운 변화가 국민들 시각에서 납득하기 어렵고, 그야말로 '도로민주당'으로 가기 위한 정도에 불과하다면 그 때는 같이 가기 어렵다."
우선은 전당대
그 과정에서 앞으로도 많은 논쟁이 준비돼 있고, 전당대회 참가 여부는 또하나의 고비가 될 것입니다.
특히나 '할 말은 하겠다'고 선언한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 이 부분이 앞으로의 여당 정계개편의 진행 방향에 중요한 변수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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