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에 3천만원 벌금

비자금을 조성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에 대해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한편 태광그룹이 도서상품권 업체인 한국도서보급의 주식을 중학생인 회장 아들에게 편법 증여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 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정규해 기자.

네, 서울중앙지법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1)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에게 벌금형이 선고됐죠?

예, 그렇습니다.

56억여원의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에게 벌금형이 내려졌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4부는 정 회장이 비자금 중 일부를 개인적으로 횡령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벌금 3천만원을 선고했습니다.

당초 검찰은 정 회장이 현대산업개발 소유의 고려산업개발 신주인수권 550만주를 이사회 결의 없이 처분해 비자금 56억여원을 조성했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비자금 조성 자체만으론 개인적 유용 의사나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보기 어렵고, 횡령액도 3억원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비자금 가운데 출처가 불분명한 32억여원은 공범인 서모 팀장이 착복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정 회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집행유예 이상이 선고돼 건설사 임원 자격이 상실될 경우 정 회장이 입게 될 불이익도 감안됐습니다.

벌금형 선고에 대해 재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화이트칼라 범죄를 엄단하겠다는 법원의 의지는 말 뿐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앵커) 태광그룹이 계열사의 주식을 회장 아들에게 편법 증여한 정황이 포착됐죠?

태광그룹이 이호진 회장의 중학생 아들 현준군에게 계열사 주식을 편법으로 넘긴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태광의 계열사 대한화섬 박명석 대표는 한국도서보급의 김남태 대표에게 회사 주식을 헐값에 회장 부자에게 넘기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소액주주 영풍문고는 매각을 거절했고, 김씨는 3천3백여만원을 협찬비로 지원하고 주식 2천주를 넘겨받았습니다.

협찬비가 회장 부자에게 주식을 넘기기 위한 일종의 로비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소액주주인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프뢰벨, 교보문고 등이 소유하던 주식 만2천주는 현준군에게 넘어갔습니다.

이에 대해 태광측은 주식 매집하라는 지시는 했지만 협찬비 제공은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검찰 역시 부적절한 이전이지만 오너의 불법행위가 입증되지 않아 처벌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헐값증여 의혹은 여전합니다.

지난 2003년 태광의 계열사 기남방송이 13억원의 적자를 내던 도서보급을 매입한 가격은 주당 만6천660원이었습니다.

2년뒤 도서보급은 상품권업체로 지정됐고, 71억원의 순익을 내며 계열사에 3백억원을 빌려주는 '돈줄'로 부상합니다.

하지만 매입가와 같은 만6천원대에 주식을 재매입한 경위는 석연치 않습니다.

특히 회장이 직접 매집을 지시한 사실이 파악된 만큼 추가 수사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법에서 mbn뉴스 정규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