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은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우선협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추후에라도 협상을 통해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저축은행 매각조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회사는 또 "추가 협상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것에 대비해 우리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나머지 증권ㆍ생명ㆍ저축은행 패키지는 KB금융지주를 차순위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우리투자증권ㆍ우리아비바생명ㆍ우리금융저축은행 일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NH농협금융을 선정했다. 또 우리자산운용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는 키움증권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패키지 형태 매각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 위배될 수 있다는 논란으로 진통을 겪었던 매각 작업이 정상화되는 듯했다. 하지만 '추가 협상'이 단서 조항으로 붙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매각자와 입찰자 사이에 기 싸움이 가열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매각조건 핵심은 가격이고 이사들이 추가 협상을 통해 개선을 요청한 대상은 주로 우리투자증권, 우리저축은행"이라며 "확인 실사와 본계약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와 가격 재협상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추가 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내년 1월께 이사회가 본계약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하거나 승인을 보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단서 조항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확인실사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우발채무 등으로 매각 가격이 깎이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매각자 측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동시에 인수가 인상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에서 받은 통지서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내용만 있지 '매각조건 개선'이라는 조건부 의견은 없었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일부에서는 매각 관행을 감안할 때 이번 단서 조항이 실제로 매각가를 올리기보다는 우리금융 이사진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했고 '헐값 매각'과 '배임'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NH농협금융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3개 회사(증권ㆍ생명ㆍ저축은행)에 대해 매각가 총액은 크게 변동시키지 않은 채 그 범위 내에서 개별 기업 가격을 조정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특히 추가 협상의 주된 이유가 된 회사가 우리금융저축은행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 저축은행 모태는 우리금융이 2011ㆍ2012년
[김규식 기자 / 박용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