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27일(14:1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공기업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민간기업들을 제치고 국내 회사채 발행물량 순위 1위를 차지했다.
27일 코스콤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관련 자회사 포함)은 올해 총 6조1205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해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물량을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에 이어 SK(5조2186억원), LG(3조8700억원), 포스코(3조1000억원), 삼성(2조8500억원) 그룹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공기업이 발행물량 순위 1위를 차지한 것은 회사채 발행 실적이 공식 집계된 지난 200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금까지 1위 자리를 가장 많이 차지한 곳은 SK그룹(10회)이며, 현대차그룹이 2회(2006년, 2005년), LG그룹이 1회(2000년)씩 각각 1위에 등극했다. 지난해에는 SK그룹이 총 5조2450억원어치를 발행해 선두를 기록한 바 있다.
한전이 사상 첫 1위를 차지한 것은 테이퍼링 실시를 앞두고 금리가 계속 오른데다 STX·동양 사태 등이 터지면서 민간 기업이 회사채 발행을 꺼린 탓으로 풀이된다. 회사채 발행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연초 3.190%에서 26일 기준 3.574%로 0.4%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리테일 채권 판매에 강세를 보였던 동양증권이 타격을 입으면서 신용등급 A급 이하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크게 줄어든 실정이다.
한전과 관련 자회사는 그동안 주로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발전설비 투자금을 조달해 왔다. 공사채인데다 신용등급도 'AAA'로 우량한 편이라 회사채 시장의 불황과 관계없이 기관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올해 한국수력원자력은 1조7400억원 회사채를 발행해 한전 자회사 중 가장 많은 자
투자금융(IB) 업계 관계자는 "한전은 본래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 수요가 많은 곳"이라며 "올해 민간기업의 회사채 차환 발행이 부진함에 따라 1위에 등극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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