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종인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으로 2013년 11월 말 대비 한 달 새 1.7%, 2.4%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정유업 평균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15조3796억원, 영업이익이 1994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 분기 대비 3%, 36.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쓰오일도 지난해 4분기에 매출액 8조1919억원, 영업이익 1076억원을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이 적자 수준까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증가가 공급에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동안 정유주가 힘을 쓰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로 정제마진을 꼽는다. 한마디로 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에쓰오일의 경우 2012년 2.3% 수준이었던 영업이익률이 2013년 1.8%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턴어라운드 기미와 변화의 조짐은 지난해 9월부터 관측됐다. 블룸버그와 한국석유공사,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9월 배럴당 1.3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완만한 회복을 보이다가 지난해 12월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월평균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5.1 달러였으나 지난달 6달러 수준으로 높아졌다.
현재 상장돼 있는 정유주인 에쓰오일ㆍSK이노베이션 중 SK이노베이션이 애널리스트들이 가장 저평가돼 있다고 보는 종목이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할 때 SK이노베이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3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로 분석했다. 이는 에쓰오일의 PER 14.5배, PBR 1.5배보다 훨씬 낮은 값이다. 우리투자증권도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17만원, 에쓰오일의 목표주가를 8만원으로 제시하면서 지난달 30일 종가를 기준으로 SK이노베이션의 상승여력(20.1%)이 에쓰오일(8.1%)보다 클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업종은 경기민감도가 큰 편인데 이미 주가 상승에 대한 관심이 커져 있다. 원유를 재료로 만들어지는 가솔린
지난달 석유화학업종인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은 각각 5.9%, 3.1% 올랐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초기에는 NCC업체들 이익이 가장 가파르게 오른다"며 "아시아 최대 규모 NCC(나프타 분해 설비)를 보유한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의 리스크 대비 보상이 가장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용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