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비과세' 혜택으로 2012년부터 고액 자산가들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으며 5조원 이상 팔린 브라질 국채가 투자자들의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으로 금리가 상승하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하는 데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막대한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테이퍼링 이슈가 표면화되기 이전인 지난해 상반기에 브라질 국채(2021년 만기)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률이 30%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5월 당시 550원 수준이던 헤알화당 원화가 올해 초 440원까지 떨어지면서 헤알화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환율에서만 20%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으로 지난해 5월에 9.5% 수준이었던 금리가 최근 13%대로 상승하면서 채권 가격도 추락했다. 헤알화 가치 하락과 채권금리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꼭지에 해당하는 지난해 5월에 브라질 국채를 매입한 투자자들뿐 아니라 지난해 연초에 투자한 고객들도 연간 20% 안팎 손실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브라질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브라질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등으로 재정수지 악화와 대외부채 증가가 계속되고 있다"며 "또한 변칙적인 수단을 통한 재정목표치 달성 등으로 재정운영의 투명성도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관순 미래에셋증권 상품기획팀장은 "장기간 자금을 묶어놓을 수 없다면 환율이 유리할 때 환매하거나 아니면 만기 시까지 보유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금이 신규 투자자들에게는 투자를 저울질해볼 만한 시점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2012년에는 1억원으로 175주를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같은 돈으로 250주를 살 수 있다"며 "과거 대비 헤일화 가치는 떨어지고 금리는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브라질 국채를 매입하기에 유리한 여건"이라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