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우근민 제주지사는 문화와 예술을 접목한 관광지 조성을 통해 한 해 제주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천명했다. 올해 제주도 관광객 유치 목표 역시 지난해보다 6% 높은 1150만 명으로 잡은 상태다.
업계 전문가들은 관광객 2000만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숙박시설, 특히 호텔 개발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관광지식정보시스템의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2012년)에 따르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88%가 호텔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호텔 객실 잡기는 수월치 않다. 호텔협회가 밝힌 지난 2011년 신제주 연동 소재 20개 호텔의 평균 객실 가동률은 66%. 하지만 2012년에는 14% 포인트 증가한 80% 기록했다. 객실 10개 중 8개가 운영되고 있는 것.
제주도 호텔 객실 부족 현상은 통계에서도 바로 확인된다. 지난 해 한국관광공사가 여행사 440곳과 해외 개별여행객 4099명을 대상으로 ‘외래관광객 숙박예약 실패’ 조사를 한 결과 예약실패 이유로 94%가 ‘객실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서울과 제주의 경우 각각 85%와 70%가 객실이 부족해 예약을 실패한 경우라고 답해 이들 지역의 숙박시설 부족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관광협회가 밝힌 지난 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총 1085만4125명. 역대 최다로 목표치였던 1050만명은 뛰어넘었고, 2012년(969만1703명)대비 12% 증가했다. 이 중 지난 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은 233만2703명으로 관광객의 21% 이상을 차지하는 등 그 비율은 매년 증가 추세다.
특히 지난 2010년 도입된 부동산 투자이민제도로 중국인 관광객의 방문은 가히 폭발적이다.
2009년 당시 25만8414명의 중국인들이 제주를 찾았는데,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시행된 2010년에는 두 배 가까운 40만6164명이 방문했다. 지난해는 2012년보다 67% 이상 증가한 181만1869명이 제주를 찾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내에 숙박시설 건립 바람이 불고 있지만 선호도 높은 호텔 공급은 충분치 않는 상황이다. 특히 제주 호텔1번지로 통하는 연동의 경우도 지난 해 숙박시설 8곳이 착공에 들어간 상태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연면적 1만㎡ 이상 호텔은 ‘제주 센트럴시티 호텔’과 ‘신라스테이 제주 호텔’ 2곳 정도다.
두 호텔 모두 중국인 관광객이 필수 관광코스로 꼽는 신라면세점과 바오젠로를 지척에 두고 있다. 제주 센트럴시티 호텔의 경우 호텔 운영 및 관리를 특1급 호텔인 제주 그랜드 호텔에서 할 예정이다.
분양형 호텔인 제주 센트럴시티 호텔의 객실은 일반에게 분양하지만 호텔 운영을 전문 운영사가 맡고 이익을 계약자에게 돌려준다. 2016년 1월 오픈 예정으로 계약자에게 실투자금 대비 연 10% 확정수익을 1년간 보장한다(시행위탁사 퍼스트건설).
신라스테이는 2015년 오픈 예정이며 일반에게 분양하지 않는 자체사업으로 호텔신라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업계관계자는 “제주도가 앞으로 장기 체류형 관광상품을 개발 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온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들이 선호하는 호텔 공급은 쉽지 않는 상황이기에 숙박난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는 최근 제주도에 호텔 공급이 늘어나는 추세라, 현재는 제주 관광객이 해마다 늘어난다고 해도 현재 공급 중인 호텔들이 완공된 후 영업을 시작하면 숙박 시설이 과잉 공급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 중국 관광객이 중국 관광법인 ‘여유법’ 때문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이 저가 덤핑 관광상품을 규제하는 법인 ‘여유법’을 시행, 중국 단체관광상품 가격이 높게는 2배 이상 인상된 것. 실제 제주를 찾은 관광객수는 10월 후 증가세가 둔화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 enero20@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