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약세와 원화의 강세 전환에 따라 원화와 엔화 간의 환율이 2008년 가을 이후 처음으로 100엔당 1000원 이하로 하락했다. 우리나라와 일본 간의 유사한 산업 구조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관계를 고려할 때 엔화에 대한 급격한 원화의 강세가 한국 주력 수출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약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최근 매도를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난 4~5년간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은 저평가된 환율과 초저금리 혜택을 받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환율에 따른 가격 경쟁력 외에도 기술과 상품 품질의 향상, 대한민국 및 주요 수출기업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 글로벌 유통 채널의 접근성 개선 등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수출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시장점유율 확대를 나타내고 있다. 주목할 점은 2004년 이후 2008년까지 우리나라 환율이 달러와 엔화 대비 크게 강세를 보이던 기간에도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가 지속된 점이다.
현재 시장을 흔들고 있는 환율 등의 요소는 물론 중요한 변수임에 틀림없으나 2014년 한 해 투자 성과는 보다 큰 지속 가능한 변화에 주목해서 자산 배분을 결정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무엇보다 미국의 경기 회복과 그에 따른 금리 상승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큰 자금 흐름을 촉발할 것이고 이런 변화는 상당 기간 지속될 개연성이 높다.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되기 어렵다. 또한 선진국의 경기 회복은 우리나라 기업 수익이 지난 2년간의 부진에서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의 지속 가능한 회복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볼 때 여러 투자 대상 자산 중에서 주식, 그중에서도 우량 블루칩의 전망이 가장 우량해 보인
최근 주식시장의 조정은 장기 투자자에게 우량 주식을 싸게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분할 매수와 장기 보유의 접근이 필요하다. 큰 수익을 내는 투자 철학은 어렵고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저평가된 우량 주식을 고르는 촉명함과 혜안, 투자를 실행하는 용기,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의 결정을 믿고 기다리는 것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송기석 BoA메릴린치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