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소프트라이트 / '우리금융 민영화 대박' 이천기 대표 ◆
↑ 이천기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 대표(48) |
이런 과정에서 이천기 대표의 '승부사 기질'이 발휘됐다. 먼저 NH금융의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주간사를 따낸 이 대표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경남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BS금융의 인수주간사 자리가 다음 목표였다. BS금융은 처음에는 CS에 대해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이미 NH금융의 인수자문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BS에 올인하기 힘들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직접 부산행 KTX에 몸을 수차례 실은 후에야 성 회장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
본입찰 과정에서 보여준 이 대표의 전략도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입찰 시 우리아비바생명 등의 가격을 적절히 배합해 KB금융을 따돌렸을 뿐 아니라 경남은행 인수전에서는 경쟁자인 경은사랑컨소시엄보다 2000억원 가량 높은 가격을 써내며 우위를 점했다.
이 대표가 이끄는 CS는 이미 외환은행, 하이닉스 등 난도가 높은 대형 M&A를 성공시키면서 인수자문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외국계 금융사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으로 18년째 CS를 이끌고 있는 이 대표의 동물적 감각은 스쿠버다이빙과 연관이 깊다. 촌각을 다투는 M&A가 끝날 때면 훌쩍 오지로 스쿠버다이빙을 하러 떠나는 이 대표는 "스쿠버다이빙과 M&A는 늘 긴장감이 감돌면서 짜릿한 승부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세계라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젊은 CEO에 속하는 이 대표는 서울고와 뉴저지주립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CS는 2012년 회계연도에 전체 외국계 증권사 중 1위를 차지했다. 2013년 회계연도에도 선두를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5년째 부동의 1위다.
[손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