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월 16일(14:1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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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주식시장 침체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상대적으로 싼 값에 발행되는 신주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4일 청약을 마감한 금성테크의 10억원 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 최종 청약경쟁률은 8.9대 1로 집계됐다. 총 137만3626주 모집에 1223만2840주 청약이 몰렸다.
지난달 31일 마감된 에스이티아이의 일반공모 유상증자에는 신주 39만4000주 모집에 3억2000만여주 청약이 들어와 경쟁률 803 대 1을 기록했으며 에이제이에스 역시 200만주 모집에 3억2700만주가 몰려 경쟁률 163 대 1을 기록했다.
실권주 일반공모의 경우 싼 값에 신주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지난 9일 마감된 아큐픽스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는 7억1000만원 모집에 청약금액이 5450억원이나 들어와 최종경쟁률 760.58 대 1을 기록했고, 지난달 9일 청약을 마친 디엠씨의 주주배정 실권주 청약경쟁률은 973 대 1에 달했다. 이밖에도 포스코ICT, 이화전기공업 등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유상증자 공모 흥행 흐름이 올해까지 이어지는 추세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유상증자에 대한 높은 투자수요는 주식시장 침체에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식시장 연초 수익률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편입된 49개국 중 47위를 나타내는 등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면서 시장가격보다 저렴하게 발행하는 신주들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기업 대부분은 실적 부진 등 다양한 악재로 인해 가격이 하락한 상태"라며 "주가가 저점을 찍었다는 판단과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 싼 가격 등이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신주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자금 조달이 시급한 기업들은 신주 발행 적기를 맞았지만 투자자들은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주 물량을 확보할 기업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할인된 가격만 보고 들어갔다가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유상증자 공모 청약을 진행한 3곳(코넥스 포함)은 모두 최근 2년간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성공적으로 청약을 마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하반기 기업공개(IPO) 공모주 투자열풍과 마찬가지로 업종이나 시장상황, 자금조달 목적과 무관한 유증 청약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해당 기업의 사업 성장성과 재무제표, 지분구조 등을 정확히 파악한 후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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