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맥주가 세계최대 1위 맥주회사인 AB인베브에 다시 팔림에 따라 하이트진로 등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B인베브는 전날 OB맥주의 최대주주인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로부터 OB맥주를 재인수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58억 달러(약 6조1680억원)로 OB맥주의 2012년 장부가를 토대로 계산한 매각 프리미엄은 자기자본의 200% 수준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1등 프리미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OB맥주는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60% 가량을 차지,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40%대의 시장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때 OB맥주를 사모펀드에 팔아넘겼던 AB인베브가 다시 이 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국내 시장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운다. 사모펀드인 KKR보다는 세계 최대 맥주회사로서 국내 시장을 더욱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2위 업체인 하이트진로와의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증권업계에서는 일단 OB맥주의 재매입에 따른 하이트진로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AB인베브가 OB맥주를 재매입한 것은 국내 1위 업체를 발판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을 더욱 염두해두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KB투자증권 이경신 연구원은 "AB인베브가 OB맥주를 재매입한 것은 성숙기인 한국 맥주시장에서 하이트진로의 시장점유율 잠식을 유도하기 보다는 아시아 등 이외의 지역 마케팅을 염두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 대표이사는 "OB맥주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태지역 시장에서 우리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며 "아태지역 성장에 지대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OB맥주의 급격한 시장점유율 확대는 KKR의 공격적인 마케팅 영향 탓이 커 AB인베브의 재매입에 따른 하이트진로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실제로 지난 2009년 OB맥주의 시장점유율은 KKR 인수 이전만해도 40%에 불과해 하이트진로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OB맥주 인수와 관련된 이슈로 하이트진로의
이 연구원은 "중장기적 측면에서 하이트진로의 기업 가치 훼손은 없는 상황이다"며 "투자의견으로 '매수'와 목표주가 2만80000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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