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馬)과 용(龍)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서울 강남 대치동 은마와 쌍용 아파트 재건축 속도 경쟁이 시작됐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은마와 쌍용은 재건축 사업 첫 단계인 추진위원회를 오는 2~3월에 각각 꾸린다. 이 동네 중층 재건축 단지 선발주자인 은마와 도로 하나를 두고 마주 보고 있는 후발주자 쌍용이 같은 출발선에 서게 된 것이다.
은마는 다음달 중순 2차 주민총회를 열어 추진위원장을 새로 선출하고 사업의 구심점인 추진위 재정비를 마칠 계획이다. 2010년 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조합원 갈등으로 사업이 표류해왔지만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작년 말 열린 1차 총회에서는 추진위원장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을 선임하고 운영 규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데 반대표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은마는 14층 28개동 4424가구로 이뤄진 대규모 단지다. 대치동에서도 교통ㆍ교육 기반시설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은마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은마가 지고 쌍용이 뜬다'는 말까지 돌자 주민들이 쌍용에까지 밀려서야 되겠느냐며 추진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용적률을 올리지 않으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추진위만 구성되면 올해는 사업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쌍용은 1차는 15층 5개동 630가구, 2차는 14층 4개동 364가구로 이뤄져 있다. 작년 하반기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고시됐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오는 3월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조합 설립도 가능할 전망이다.
쌍용 재건축은 구청장이 참여하는 공공관리제로 진행되는 만큼 은마보다 진행이 빠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 공공관리제도를 도입한 서초동 서초우성3차는 주변 재건축 단지인 서초우성1ㆍ2차, 신동아ㆍ무지개를 제치고 가장 먼저 사업을 끝낼 태세다.
2010년 조합 설립 이후 관리처분까지 일사천리로 사업이 진행돼 오는 9월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집값은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임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