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세뱃돈으로 현금을 주는 것보다 주식을 건네는 사례가 많이 늘어났다. 어린이들이 주식 1~2주를 장기적으로 보유하면서 증권시장은 물론 경제 흐름에 대해 전반적인 이해를 키우라는 의도에서다.
매일경제신문이 1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세뱃돈 대용으로 건넬 만한 종목을 추천받은 결과 대체로 '내수주'가 많았다. 2곳 이상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함께 꼽은 대표적 종목은 하나금융지주, 한국전력, 네이버였다.
한전은 전기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과 원전 가동률 증가, 달러가치 하락에 따른 비용구조 개선 요인이 거론됐다. 이 때문에 올 한 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주당 가격이 3만원대로 아이들에게 건넬 액수로 부담이 없고,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0.43배 수준으로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진단이다.
네이버는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점이 평가됐다. 모바일 환경이 점차 확대되는 상황과 메신저 '라인'의 일본 및 동남아시아 진출이 높게 평가됐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라인을 중심으로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가치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며 "라인 글로벌 가입자가 5억명 이상까지 증가한다면 페이스북을 뛰어넘는 수출기업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를 추천한 증권사도 많았다. 하나금융지주를 3곳의 증권사에서 추천했고,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도 한 표씩 받았다. 경기 회복 시 금리 상승 수혜가 기대되는 데다 업종 PBR가 평균 0.6배 수준으로 높지 않다는 점이 평가됐다.
수출주 가운데에선 SK하이닉스, 롯데케미칼 등 오랫동안 시장 관심을 받았던 종목이 꼽혔다.
기아자동차도 최근 환율에 따른 주가 저평가가 일시적이란 지적과 함께 증권사 두 곳에서 추천을 받았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대표주' 삼성전자를 추천하는 횟수가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설엔 9곳 가운데 4곳에서 거론됐는데 올해는 2곳에서 추천받는 데 그쳤다. 고성장을 이끌어 왔던 스마트폰시장이 '레드오션'에 진입하면서 실적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세뱃돈을 목돈으로 키우고 자녀들 저축 습관도 기를 수 있는 금융상품이 쏟아지고 있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우리은행은 스마트폰용 최고 연 3.5% 금리를 제공하는 '설맞이 적금'을 5만명을 대상으로 선착순 판매한다. 하
[손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