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결함 사고 제조사 배상" 첫 판결

자동차의 제조물 결함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제조사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판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유사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여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김지만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01년 8월 현대차에서 생산된 승합차를 운전한다 사고가 난 이모 씨.

이 씨는 고속도로에서 시속 90㎞로 정상 운행을 했지만 갑자기 차체가 흔들리며 왼쪽으로 쏠리면서 중앙분리대를 들이 받고 말았습니다.

왼쪽 뒷바퀴 베어링이 차축에 녹아 달라붙으면서 차축이 부러져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당시 차량은 불과 출고된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새차였습니다.

사정이 이렇자 사고를 당했던 이 씨 등 12명은 피해를 배상하라며 제조사인 현대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하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 이양병 / 결함 차량 피해자
-"사고원인 때문에 현대랑 5년반 동안 시간이 흘렀다. 우리같은 사람이 증명하기 어렵다."

이에대해 서울고등법원은 차축이 베어링과 달라붙으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씨 등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승합차가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만큼 차량 결함이 인정된다며 제조사 8천 6백여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사고가 자동차 결함 때문에 발생했는지 여부는 자동차 회사에 입증책임이 있는만큼 이를 입증하지 못한 제조사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인터뷰 : 이민석 / 사고 피해자 변호인
-"제품의 결함은 과학적, 기술적으로 입증은 불가능 하다. 손해배상은 지을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해야 한다."

자동차의 제조 결함을 인정하는 첫 판결이 나오면서 유사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여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mbn뉴스 김지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