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고차 매매단지는 대형화됨과 동시에 온갖 엔터테인먼트 시설까지 함께 들어서면서 몸집은 비대해지는 반면, 위와 사례 같은 ‘찜찜함’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는 관련 업계가 매매단지의 현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영상의 미숙으로 인해 일명 ‘떠방’으로 불리는 무자격 딜러들이 활개를 치기 때문이다. 또한 사고이력이나 주행거리를 속이고 아예 매물도 없이 차를 파는 해위매물이 인터넷상에 떠돌고 있기도 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매매단지 계획단계부터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중고차 매매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지난 2008년 7월 부천시 상동에 들어선 오토맥스(AUTO MAX, 80개 점포)와 2011년 5월 인천시 가좌동에 문을 연 엠파크(M-PARK, 121개 점포)가 대표적이다.
이들 단지 모두 기존의 재래시장형태의 매매단지를 현대화로 시킨 작업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외형적인 현대화에만 치중하다보니 고객의 쇼핑환경과 매매관련 종사자(딜러)의 영업환경의 개선에는 한계를 보였다는 평도 공존한다.
국내 중고차시장은 신차(수입차 포함)시장의 2배를 웃도는 300만대 규모다. 거래규모는 무려 2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중고차매매시장하면 가장 먼저 ‘장한평 매매단지’를 떠올리는 것이 현실이다.
“기존 중고차매매시장의 인식을 바꾸겠다”
이런 중고차매매단지시장에 획기적인 서비스로 무장하고, 고객과 판매상의 매매환경을 개선해 도전장을 낸 이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조원준 에스라건설 대표다.
“고객에 관한 모든 운영방안은 매매상사의 권익을 보호하는 조합(지부)이나 운영주체인 ‘운영위원회’가 주도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시행사(임대주)가 그들에게 좋은 영업환경을 제공해야만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가 되돌아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
즉 임대인의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고 월권행위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는 매매상사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나 딜러들이기 때문이다.
에스라건설은 지난해 말 수도권, 크게는 중부권까지 아우르는 광역 소비영역을 목표로 하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일대에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차매매 복합단지 ‘오토밸리 엠플렉스(M-PLEX, 180개 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그가 ‘오토밸리 엠플렉스’에 합류한 이유도 매매상사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곳의 운영주체는 바로 ‘매매 상사’”라고 말하는 그는 “새로운 모델의 중고자동차 유동업체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또 넘어야할 산도 많아 “상품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고객 불신이 여전하다는 게 걸림돌”이라고 지적한다.
2007년 오토맥스 임대분양 할 당시 그는 획기적인 상품이라 자부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백화점식 대형자동차매매단지가 딜러들에게는 낯설었기 때문이다.
매매상사들이 겉으로 봐선 얼추 규모가 있어 보이지만 실상 영세업체가 주를 이룬다. 그는 이를 알고 난 후 기존 방식대로 밀어붙일 수는 없어, 일단 영업을 전면 중지했다. 그리고 때를 기다렸다.
그는 공정률 80%가 됐을 때 모집을 시작했고, 예상은 적중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있으니 매매상사들은 움직이기 시작했고, 1년 후 임대율 95% 상태에서 예정한 날 오픈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자동차매매단지의 개발에서 분양, 운영까지 두루 경험한 이는 조 대표가 유일하다. 하지만 모든 영역에 성공한 이는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개발과 분양에 성공하더라도 운영에서 실패하는가 하면, 개발과정에서 좌초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고객과 영업자, 모두를 만족시킬 중고차매매 복합단지
‘오토밸리 엠플렉스’ 역시 중고차매매단지라는 생소한 분양에 대한 지역 건축심의위원들의 이해부족으로 인해 업무진행이 3년이나 지연됐다.
또한 지역 내 관계자나 관련업체의 근거 없는 낭설로 정식 포문도 열기 전에 관심도가 떨어지기도 했고, 경쟁업체의 악성루머로 인해 이곳에 내 사업장을 차리겠다고 나서는 업체는 전혀 나타나지 않기도 했던 것.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사업이 기도에 접어들고, 결정적으로는 오랜 협상 끝에 작년 12월 현대건설로 시공사가 결정나면서 해결됐다.
조 대표는 ‘오토밸리 엠플렉스’ 시행사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을 때 “만감이 교차했다”고 회고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을 깰만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쳤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실전경험을 총 망라한 노하우를 ‘오토밸리 엠플렉스’에 쏟아 붓는 중입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고객과 영업자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새로운 개념의 복합자동차매매단지가 곧 탄생할 겁니다.”
게다가 온라인 통합업무지원 시스템인 ‘카카오토(車車五土)’를 개설해 고객신뢰(품질), 고객만족(합리적인 가격), 고객감동(사후관리), 고객재방(제2마케팅)과 함께 딜러들의 환경개선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고객만족 서비스는 차량 주행거리와 사고이력을 제공해 매매절차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쾌적하고 넓은 고객전용 주차장과 휴게공간을 마련해 고객의 편의를 도모했다.
또한 성능점검 진단 보증제와 전국 A/S 실시, 호객행위 및 허위매물 퇴출을 위해 상사운영위원회와 임대주 간의 협조체재 유지를 통해 고객신뢰를 구축할 계획이다.
“오토밸리 1호점을 시작으로 전국 광역시에 현대화된 매매단지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동시에 해외시장 수출과 관련 금융사업 등 부가사업에도 진출해 자동차사업 관련 종합상사로 거듭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그는 기존 매매상사가 자동차 매매를 통한 수익창출에 의존한 것과는 차별화하여 정비와 금융 교육지원사업 등에 별도의 특수목접법인(SPC)을 두고 지분 투자
이 모든 것은 고객에게는 '양질의 서비스'를, 매매상사에게는 영업환경 개선을 통한 '고소득 창출'을 제공함으로써 공급자와 수요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완벽한 자동차 백화점' 또는 '완벽한 직장'을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조원준 대표의 '성공 DNA' 때문에 가능했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