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경우 삼성전자 출신인 황창규 회장이 여전히 공기업 색채가 강한 KT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황 회장이 선임된 이후 KT 주가는 2만9850원에서 3만850원으로 3.3%나 올랐다. 다른 대형주와 코스피가 급락한 것에 비하면 선전한 셈이다. 지난달 28일 KT가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등한 것은 황 회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황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자신의 연봉 60%를 삭감하고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황의 법칙'을 만들어 낼 정도로 삼성전자 재임 때 탁월한 실적을 보인 황 회장이 공기업처럼 방만하게 운영된다는 지적을 받아온 KT의 사령탑으로 최적임자였다"고 평가했다.
삼성물산은 세계적 기업인 GE와 삼성카드 등에서 수완을 발휘했던 최치훈 건설 부문 대표가 부임했다는 사실이 호재로 꼽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사 CEO를 역임한 최 대표가 삼성물산 대표로 취임한 배경에 대해 삼성그룹 지배구조와 관련이 있지 않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그룹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인 계열분리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형성되면서 투자자들 관심을 끌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물산은 그룹 계열분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지분을 각각 1.5%, 18.3%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 주가는 최 대표가 부임한 후 이틀 동안 5% 가까이 올랐다.
그동안 CEO가 교체되면서 주가에 큰 영향을 줬던 대표적인 'CEO 효과'로는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사례가 꼽힌다. 호텔신라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0년 12월
반면 LG전자의 남용 전 부회장은 CEO의 잘못된 판단으로 기업가치를 깎아내린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남 전 부회장이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휴대폰 시장 판세를 읽지 못해 LG전자가 삼성전자나 다른 경쟁사와의 스마트폰 경쟁에서 뒤처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용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