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는 각 분야 투자 고수들에게 코스피 전망과 답답한 장세를 이기는 투자 비법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4인의 고수는 한때 90조원에 달하는 돈을 굴리며 국내 펀드 시장 열풍을 이끌었던 '미스터 펀드' 구재상 케이클라비스투자자문 대표와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대표, 떠오르는 젊은 고수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 김태홍 그로쓰힐투자자문 대표다.
코스피가 2000선을 언제쯤 회복할지에 대해 이들 4명은 모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4분기 나빠진 실적 발표가 끝나고 글로벌 경기 회복이 나타나는 2분기는 돼야 코스피도 살아난다는 것이다.
구재상 대표는 "주가 상승의 키는 결국 외국인 투자자가 쥐고 있다"며 "2분기에 미국과 중국 경기 회복 등 대외 여건 개선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재유입되면서 코스피는 2000선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영 대표도 "미국, 유럽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 '그림자 금융' 위기가 완화되는 등 경기 방향 자체는 증시에 우호적"이라며 "작년 4분기 실적 어닝 하향이 마무리되고 1분기 실적이 가시화되는 2분기부터 코스피는 2000선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준철 대표는 "1분기까지 코스피는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가 테이퍼링을 극복할 만큼 회복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코스피가 2000에 닿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망 투자 분야로는 성장성이 큰 업종 가운데 최근 주가 하락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고르라고 조언했다. 구 대표는 "최근 엔 약세 속도가 둔화된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업종 주가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부양책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은행, 건설 등 내수 업종에도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
김태홍 대표는 "극히 저평가돼 있는 자동차나 LED조명,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가격 인상에 성공한 일부 음식료 업종이 유망하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배까지 떨어진 포스코에 관심이 많다"며 "철강 업황이 나쁘지만 이 정도로 낮아진 가격이라면 가치주로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자동차, 은행, 부동산관련 업종, 한국문화산업 등을 관심 업종으로 꼽았다.
이들 4인은 해외 투자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대체로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른 유럽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 대표는 "올해 미국보다는 유럽이 강한 모멘텀을 가질 것으로 본다"며 "유럽은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나타나고 있고 기업이익 개선 속도도 빠르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 대표는 "투자 지역은 지금 핫(hot)한 시장이 아니라 장기 전망은 좋지만 소외된 곳을 골라야 한다"며 "선진국 펀드는 이미 너무 올라 있어 차라리 크게 조정을 받은 중국이나 동남아 시장이 낫다"고 강조했다.
◆ 원자재투자 기대 낮춰야…금값 상승 제한적
올해 전체적인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해서는 채권보다는 주식을 선호했다. 박 대표는 "테이퍼링과 경기 회복 국면에서는 채권보다 주식이 수익률 면에서 더 낫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연말까지 채권보다는 선진국 주식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투자를 권한다"고 전했다.
금ㆍ은 등 원자재 투자에 대해서는 기대를 낮추라고 지적했다. 구 대표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 급락에 따른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테이퍼링 이후 상승 모멘텀을 기대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 역시 "원자재 하면 과거 경험 때문인지 급격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2000년대 호황이었던 슈퍼사이클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원자재는 품목별로 사정이 제각각이지만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다수 원자재가 어느 정도 바닥을 쳤
[김병호 기자 / 최재원 기자 / 김혜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