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부진, 만성화된 어닝쇼크로 하락세를 지속하던 항공, 건설, 태양광 등 꼴찌주들이 최근 일제히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 관심이 주목된다.
2010년 이후 3년 넘게 하락세가 지속됐던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주가가 저점을 찍은 이후 두 달 만에 30% 가까이 상승해 3만3750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일본 노선 부진,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2012년 4분기부터 5분기 연속 매출 역신장이 지속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바닥이 확인됐고 올해 들어 화물 수요 증가, 국제 여객부문 흑자전환에 따른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는 평가로 주가 반등에 성공했다.
에스오일 지분 매각 등 구조조정에 따른 유동성 확보, 재무구조 개선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한진해운 지원 등 그룹 이슈로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됐지만 최근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투자자들 염려는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라며 "향후 부동산 매각과 항공기 세일즈&리스백(매각한 후 재임대하는 방식) 등을 통한 재무 개선 성과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글로벌 항공업황 개선과 금호그룹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에 연초 이후 주가가 6% 이상 오른 51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속되는 어닝쇼크와 해외 수주 리스크에 한동안 투자자들에게서 외면받았던 건설주도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부동산 경기 회복과 정부의 내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며 지난 한 달간 국내 건설주 주가는 대부분 10% 이상 상승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1월 말 대비 25% 이상 오른 8550원을 기록했고 대림산업도 11.4% 상승했다. 특히 2013년 4분기 기준 약 1400억원의 영업적자 발생으로 급락했던 GS건설의 경우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2주 만에 25.6% 상승해 3만7000원 선을 회복했다.
경기 회복 훈풍이 중소형 건설주로까지 확대되면서 24일 한라, 동부건설, 경남기업, 한신공영 등 주가는 5% 이상 급등했다. 안주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수도권 주택 매매 거래량은 2만5000가구로 대폭 증가했으며 미분양 주택 규모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주택시장이 견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최근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로 주택 건설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 수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노기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실적 악화의 주범이었던 악성 수주가 점차 종료되고 해외 건설 수익성이 회복 기조에 접어들 전망"이라며 "올 한 해 강한 해외 수주 모멘텀과 수익성 회복을 바탕으로 건설사들의 주가가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70만원대 돌파를 바라봤으나 이후 지속된 태양광업황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한 OCI도 최근 기관투자가들 매수세가 몰리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24일 주가는 두 달 전에 비해 10% 이상 오른 19만8000원을 기록했다.
김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회복으로 OCI 경쟁력과 수익성이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과 원가 절감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될 뿐만 아니라 낮은 관세율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 내 경쟁력도 강화되는 추세
그러나 꼴찌주 투자에 대한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나타난 건설, 항공 등 소외 업종들 주가 상승은 막연한 경기 회복 기대감에 기댄 기술적 반등 영향이 크다"며 "기대감이 실제 경기 회복과 개별 기업들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태로 관련 주식 비중을 높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김혜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