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13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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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이 이달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차환을 포기하고 전액 내부보유 현금으로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수요예측 흥행 실패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최근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어 올해 추가로 만기 도래할 회사채도 차환보다는 상환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SK건설은 오는 15일 만기 도래하는 1300억원 원화채와 300억원 상당 엔화채 등 1600억원 규모 부채를 전액 현금 상환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확보한 유동성을 상환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최근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들이 회사채 발행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여건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SK건설도 회사채 발행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럼에도 SK건설이 회사채 발행을 포기한 이유는 수요예측 흥행성공을 자신하기 어렵다는 게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지난 2012년 5월 이후 SK건설은 아직 수요예측 흥행 기록을 세우지 못한 상태다. 2차례 수요예측에서 모두 미매각(기관투자자에게 팔리지 않고 증권사에게 배정된 물량)을 기록했다. 회사채 신용등급도 지난해 5월 기존 'A+'급에서 'A'급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되면서 조달 조건은 악화된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무리하게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가 수요예측에 실패할 경우 회사 브랜드에 금이 갈 수 있고, 향후 조달금리만 오르는 상황이 된다"며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내부 현금을 활용해 갚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부진과 부채 상환 압박 등 이중고에 시달리던 SK건설은 지난해 말부터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외부 부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되면서 지난해 11월 계열사 등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3800억원을 수혈받았다. 올해 들어서는 해외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해 선수금 명목으로 5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지난 3분기말 기준으로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3000억원)을 고려하면 총 1조5000억원 규모 유동성이 확보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동성이 충분히 확보된 상황이라 SK건설이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이에따라 SK건설은 올해 남은기간 만기 도래 회사채에 대해서 차환보다 현금상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건설공사 진행에 투입되는 운영자금 등도 부채보다는 내부자금으로 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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