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17일(11:30)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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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는 17일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의 신용등급을 각각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해당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 직전인 BBB-로 하향 조정한 바 있지만 한신평은 현대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일시에 3계단이나 떨어뜨리는 초강수를 뒀다.
송민준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자본시장 접근성이 상당히 취약한 상황에서 영업부진이 지속돼 부분자본잠식상태에 빠졌고 부채비율도 1397%에 이르는 등 재무여력이 현저히 하락했다"며 "영업을 통한 현금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구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핵심자산 매각이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확보에 긍정적이나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현대상선이 운임하락과 연료가격 상승 등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며 벌크부문에서의 영업적자 확대는 회사 전체의 영업성과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경쟁 대형선사의 원가경쟁력과 시장지배력 강화는 현대상선의 수익창출력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지배구조 아래에서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로지스틱스의 신용등급도 투기등급으로 추락했다.
이유선 한신평 연구원은 "순환출자 지배구조와 증자를 통한 자금이동으로 계열간 재무위험 전이가능성이 높아져 현대상선 신용위험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현대상선의 실적악화 및 주가하락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법손익 및 파생상품 관련 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3010억원의 파생상품손실과 1500억원 내외의 지분법손실을 기록했으며 2012년 말 연결기준 219%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652%까지 상승했다.
한편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 2006년 이후 그룹 경영권 안정을 위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지속적으로 취득하면서 차입금이 크게 증가했다. 이달에는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306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면서 재무부담이 더욱 확대됐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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