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 하루 변동폭을 2%로 확대하면서 TRF 손실에 따른 중국 기업들의 신용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중국 관리환율 체제 특성상 문제가 불거질 경우 당국이 이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잇단 중국 기업 부도 사태와 맞물려 국내외 증시에 또 하나의 부담 요인이 될 전망이다.
17일 중국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위안화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02위안 떨어진 6.17위안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연초 달러당 6.05위안 수준이던 위안화는 올해 절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수출 부진 및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위안화가 움직이면서 위안화 절상 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위안화 환율 파생상품인 TRF 보유 기업들의 손실 위험이 제기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상당수 중국 수출기업들은 위안화 절상에 따른 수출 감소 피해 위험을 만회하기 위해 2013년부터 현재까지 약 3500억달러(약 374조원) 규모의 TRF 상품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TRF가 중국판 키코 사태로 진화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국에서 원화 환율이 급등했을 때 은행들과 환율 방어상품인 키코 계약을 맺은 중소기업들이 큰 손실을 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손실을 촉발할 수 있는 위안화 평균 환율 수준은 6.15~6.35위안으로, 만약 환율이 이 수준까지 상승할 경우 0.1위안 오를 때마다 매달 5억달러가량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관리환율 체제인 중국 외환시장 특성상 TRF 부실 뇌관이 터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그림자 금융과 최근 잇단 기업 부도 사태와 맞물려 중국발 신용 리스크를 확대시키면서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위안화 가치가 추가 하락될 경우 중국 기업들의 환 관련 손실은 커질 수 있지만 수출 경쟁력은 오히려 강화될 수 있어 악재로만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위안화 제도 변경은 국내 재테크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변동폭을 높이면서 위안화예금, 중국펀드, 파생결합증권(DLS) 등 관련 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위안화 예금 잔액은 지난해 8월 말 기준 3억10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올해 2월 말 기준 76억2000만달러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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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기자 /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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