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일 박스권 횡보를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도 발길을 돌리고 있다. 개인 투자자가 주식에 등을 돌린 데는 '낙제'에 가까운 투자 성적표도 한몫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43.5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6.5%에 비해 2.99%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지난 2011년 55.46%로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 거래대금 비중이 지난 2011년 18.34%에서 올해 31.25%로, 기관 거래대금 비중이 같은기간 23.54%에서 23.94%로 소폭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수가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개인 투자자의 거래 비중 역시 줄어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1980선을 넘긴 적이 없다. 개인 투자자로서는 기운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지수만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개인 투자자의 성적 역시 시원치 않은 것. 지난해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15개 종목 가운데 주가가 오른 종목은 한 개도 없었다.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지난해 60% 넘게 하락했으며 LG디스플레이와 KT도 각각 18.36%, 11.13%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GS건설(-46.77%), 현대상선(-50.67%), STX팬오션(-83.84%) 등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코스닥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87.43%로 사실상 사상 최저치였던 지난해 88.90%보다 1.47%포인트 낮아졌다. 같은기간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거래대금 비중은 지난해 4.79%에서 올해 6.02%로, 기관 거래대금 비중도 5.13%에서 5.35%로 늘었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 순매수 1위 종목인 셀트리온은 전년 대비 주가가 20% 넘게 하락했다. 순매수 2위 종목인 SK브로드밴드 역시 같은기간 6% 빠졌다.
반면 지난 2012년에 비해 지난해 주주수가 31% 줄었던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주가가 43% 증가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전력도 같은기간 주주수는 10% 감소했지만 주가는 14% 늘었다. 하지만 하나의 흐름으로 주가를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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