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성진 현대證 센터장 "코스피 2400선까지 계단식 상승"
"내년에는 밸류에이션 장세가 전개될 수 있습니다"
현대증권 오성진 센터장은 14일 코스피가 37개월 만에 2000선을 회복한 것에 대해 "내년에는 계단식 상승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면서 "코스피가 내년 상반기 2300까지 상승하고 하반기께 2400선까지 추가적으로 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오 센터장은 내년 코스피 밴드를 1800~2400으로 제시하며 "PER을 감안할 때 현 지수에서 대략 20% 가량 추가 상승 여력이 있으며 싸이클상 확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감안할 때 1800선은 강력한 지지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러한 밸류에이션 장세는 다소 조정을 겪더라도 하반기들어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며 "국내 경기가 내년 확장기에 들어선 점도 증시에 큰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성진 센터장은 "올해 국내 증시는 남유럽 재정위기, 선진국의 더블딥 우려, 중국 등 글로벌 주요국의 출구전략 등 성장통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오 센터장은 "글로벌 리스크 축소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져 내년에도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의 매수 주체로 부상할 것"이라며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매력도를 기존 '비중축소(underweight)'에서 '중립(nutural)'으로 조정할 때 국내 증시에 추가로 6~10조원 가량 유입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또한 "연기금이 올해 9조원 내년 6조원 추가 매입할 여력이 있다"며 "내년 국내 증시를 끌고가는 힘은 외국인과 연기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질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므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수록 '펀드런'이 일단락되고 국내 증시에 대한 유동성 유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센터장은 내년 추천종목에 대해 "벨류에이션 장세에서 나타나는 수익률 '확산현상(spill over)'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 이러한 확산현상이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초기 가치주(어닝 수익률)에서 후기 성장주(내재성장율)로, 다양한 요인(이익, 매출액, 자산가치)으로 차별화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내년에 강세를 보일 종목으로 ▲기계업종에서는 두산중공업과 현대중공업 ▲금융부문에서는 신한지주, 삼성증권 ▲태양광 부문에서는 웅진에너지, 신성홀딩스, 한화케미칼 ▲ 2차전지 부문에서는 LG화학, 삼성SDI ▲스마트그리드 부문에서 LS, LS산전, 효성 ▲크라우딩 컴퓨팅 부문에서는 SK C&C를 추천주로 제시했다.
◆ 서재형 대표 "코스피 고점 아니다…'2000시대' 본격 진입"
코스피가 3년1개월 만에 2000선을 넘어섰다. 2007년 악몽을 기억하는 투자자들에게 이번 2000대 진입은 마냥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또 다시 고점에 이른 것은 아닌지 두려움이 더해간다.
14일 서재형 한국창의투자자문 대표는 이번 2000선 회복을 계기로 '코스피 2000시대'에 본격 안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재형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등을 운용했던 간판 펀드매니저 출신이다.
서 대표는 이번 2000대 돌파에 대해 "지난 2007년 때와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펀더멘털과 센티멘털, 수급 측면에서 볼 때 현재의 2000대 진입은 2007년 고점 당시와 전혀 다른 만큼 이번에 올라가면 다시 내려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먼저 펀더멘털 측면에서 볼 때 2007년 밸류에이션은 현재에 비해 상당히 높았다는 분석이다. 당시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 수준. 반면 위기 이후 기업들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좋아지면서 현재 PER는 10배에 불과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올해 증시가 많이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2007년 고점에서 투자한 사람들 기준에서 보면 이제야 본전 수준에 온 것뿐"이라며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급락한 증시가 이제야 제자리를 찾은 만큼 아직 고평가를 운운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2007년과 달라진 수급 주체도 주목할 만한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2007년 당시에는 군중들이 흥분하며 증시에 뛰어든 반면 최근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펀드 환매 등을 통해 빠져나가고 외국인들이 매수하는 상황"이라며 "장기 투자가인 외국인들과 스마트머니, 큰손들이 적극 주식 매입에 나서고 있는만큼 수급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온통 장밋빛 전망이었던 2007년과 달리 최근 증시는 더블딥 우려나 북한발 리스크 등 글로벌 악재들을 미리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 대표는 "아일랜드를 비롯한 유로존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수 있으나 이에 따른 영향이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 대표는 연내 일부 조정이 있다고 해도 1950선 아래로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며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들을 추천했다. 그는 "보통 경제가 5% 성장하면 상장 기업들의 평균 EPS(주당순이익)는 7.5% 늘어나지만 이중 뛰어난 대형 기업의 경우 10%씩 증가하기도 한다"며 "중소형의 부품주보다는 부품회사들을 먹여살리는 대형주들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권했다.
서 대표는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현대중공업과 삼성전자를 추천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에 대해 "이제 전체 매출 중 조선 비중이 36~37%에 불과한 만큼 더이상 조선기업이 아니다"며 "기존의 조선 부문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신재생 에너지나 해양 플랜트 등 새로운 성장동력 사업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조선기업들에 비해 아직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오르긴 했지만) 글로벌 기업 인텔이나 애플 등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데다 2012년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앞서 주가가 오를 것"이라며 "올해 화학주들이 그랬던 것처럼 삼성전자도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내년 130만원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금융주에 대해서도 그는 주목했다. 서 대표는 "그동안 은행주들의 언더퍼폼(수익률 하회) 원인이었던 요인들이 시행착오를 통해 하나둘 제거되고 있다"며 "내년 경기가 전반적으로 회복되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업종이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기후 변화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들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서 대표는 덧붙였다.
◆ 밸류25 김정환 대표 "내년 코스피 2300…삼성전자 130만원"
"슈퍼 유동성 장세로 갈 곳 없는 달러가 한국과 아시아로 유입될 것입니다"
슈퍼 개미로 유명한 밸류25 김정환 대표는 14일 코스피 2000 재돌파와 관련 "안착에 이은 추세 상승이 가능하다"며 이처럼 밝혔다.
김 대표는 "오랜만에 아시아 국가 경기호조와 엔화 강세로 경쟁력을 가진 한국이 수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이것이 한국 주식 시장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형주 중심의 장세는 당분간 지속되고 삼성전자 주가는 내년 13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며 "이 때 코스피는 2300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업황이 내년 1분기 반등하고 스마트폰 시장 확대 등으로 올해 부진했던 휴대폰 실적이 전체 실적을 이끌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유망 업종으로는 은행, 증권과 건설 등을 들었다.
올해 대비 상대적으로 덜 오른데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다른 업종과 갭을 맞추기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점차 살아나면서 건설 업종도 추세 상승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다만 "대형주가 이미 상당부분 올랐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의 경우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관련 중소형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유망 종목으로는 중국엔진집단, 중국원양자원, 크루셜텍, 우진세렉스, 나우콤 등을 꼽았다.
◆ 박상운 FWS대표, "코스피 더 오른다…내년 5월 2400 가능"
2008년 금융위기로 938포인트까지 추락했던 종합주가지수가 약 2년 만에 120% 이상 상승 하면서 2000선을 회복했다.
각국의 유동성 공급에 따른 경제 정책이 안정화 되면서 중국, 한국, 인도, 브라질 등 재앙의 진앙지에서 비교적 비껴 있어 직접적인 피해를 모면했던 나라들은 오히려 사상 최대의 경제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것.
'타워팰리스 7개 고수'로 유명한 박상운 FWS투자자문 대표는 "세계 각국의 재경부가 400조 달러라는 엄청난 유동성을 쏟아 부은 댓가(부작용)는 언젠가 치를 수 밖에 없겠지만 일단 그들의 전략은 성공했다고 판정해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대표되는 미국 발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만해도 그 재앙의 위력은 가늠할 수 없어서 전세계가 패닉에 빠졌었지만 세계 각국의 끊임없는 노력과 유동성공급을 바탕으로 세계경제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종합지수 2000포인트는 우리에게 또 다른 단계의 시작일 수 있다"며 "이제까지는 경기회복을 위해 유동성의 많은 부분을 사용했다면 이제부터는 기업가치의 재평가(리레이팅)와 그 수익을 금융 쪽에서 나누어 갖는 과정을 진행할 것이다. 이러한
추천 종목으로는 하이닉스, 한화, 한진해운, 메리츠화재를 꼽았다. 하이닉스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과도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면서 삼성전자 다음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주회사인 한화는 한화케미칼 등 계열사 성장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는데다 1년 이상 거의 상승하지 못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지형 기자 / 정나래 기자 / 이상규 기자 / 최익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