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21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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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ENS발 악재로 계열사 자금조달에 빨간불이 켜진 KT가 일부 비주력 계열사 매각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특히 민영화 이후에도 여전히 공기업적 색채가 짙은 KT가 공기업 구조조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현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해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주요 사모투자펀드(PEF)와 IB들은 최근 돌발악재로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는 KT가 계열사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KT측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나섰다.
KT는 KT ENS사태 여파로 예정되어 있던 최근 5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철회했을 뿐 아니라 이달중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었던 KT렌탈도 기업공개(IPO)일정을 내년 이후로 무기한 연기하는 등 그룹 차원의 자금 조달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이 화두가 되면서 민영화 이후에도 공기업적 이미지를 벗지 못한 KT가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비주력 사업들을 정리하는 등 '환골탈태'를 서두를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 KT는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BC카드, KT스카이라이프 등 지난달 10여개 계열사 사장을 교체하는 등 조직개편에 과감한 드라이브를 건 상태다. 황 회장도 취임직후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부진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겠다"고 밝혀 계열사 구조 개편 가능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KT는 지난해 3분기 기준 53곳에 달하는 계열사 중 부실 기업을 중심으로 통폐합이나 매각설도 꾸준히 제기 되고 있다. 특히 KT뮤직, KT에듀아이, 싸이더스FNH 등 만성적자인 콘텐츠 기업들이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하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는 기업에 대한 M&A 매력도가 떨어지는 만큼 핵심사업인 통신 부문과 연관성이 없는 계열사 중 시장에서 관심을 보일 만한 우량 흑자 기업 1~2곳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KT를 제외하면 최근 2년간 흑자를 기록한 계열사는 신용등급이 부여된 BC카드(금융), KT캐피탈(금융), KT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 KT렌탈(자동차, PC 대여), KT오토리스(할부금융), KT텔레캅(보안) 정도다.
IB업계 한 관계자 "KT는 이미 주력 사업과 관련 없는 계열사를 다수 보유하는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며 "부실 공기업에 대한 정부의 경영정상화 분위기와 맞물려 KT도 대대적인 부실기업 지분정리나 매각, 조직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두순 기자 /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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