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은행 정기예금, 국공채 등 안전자산 수익률이 2~3%대로 세금을 떼고 나면 남는 게 없다"며 "건설사가 발행한 회사채라 위험 부담이 있긴 하지만 요즘 건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무엇보다 만기가 3개월밖에 남지 않아 상환받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불확실한 시장 환경이 지속되면서 요즘 슈퍼리치들 사이에선 '방망이 짧게 잡고 치기'식 단기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국고채 30년물, 10년 만기 브라질 채권, 적립식 펀드 등 지난해 장기 투자로 손실을 경험했던 거액 자산가들이 최근 목표수익률을 낮춰 잡고 이를 달성하면 바로 빠져나오는 방식으로 선회한 것이다.
증시 부진과 원자재 가격 폭락에 대규모 투자원금 손실(Knock-inㆍ녹인)이 발생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을 찾는 투자자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만기 3개월 이하 상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증시나 원자재 가격이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근 조정을 거쳤기에 단기 변동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만기가 짧은 상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ELS, DLS는 가격 변동이 크지 않으면 투자자가 이익을 얻고, 반대로 변동성이 크면 손해를 보는 구조다.
한 국내 증권사 PB는 "만기 3개월 이하 ELS와 DLS는 워낙 인기가 있어 사모 형태로 많이 판매되며 투자를 통해 5% 이상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STX,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신청 사태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회사채 매수는 한풀 꺾인 모습이지만 최근 거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고금리 회사채를 사달라는 주문이 증권사 영업점에 밀려들고 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만기가 3개월가량 남은 동부제철 회사채 수익률은 8.5%로 높게 나타났다. 만기가 각각 2개월, 3개월 남은 쌍용양회공업과 두산건설 회사채를 매수해도 투자자는 5% 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방망이 짧게 잡고 치기'식 패턴은 주식 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안정성을 중시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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