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07일(17:38)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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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동부그룹 패키지(동부인천스틸 + 동부발전당진) 인수를 위한 기업실사를 시작했다. 매각측인 동부그룹은 당초 패키지 딜(Deal)에 대한 반발로 실사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금융당국 등 외부 압력에 결국 협조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날 오후 동부인천스틸(동부제철 인천공장) 및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정밀실사를 개시했다. 동부그룹은 이날 오전까지 실사 요청에 대한 협조를 거부했지만 오후들어 결국 두 계열사의 기업정보가 담긴 '데이터룸'을 개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동부측이 패키지 매각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외부 압력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며 "실사가 시작된만큼 지지부진하던 매각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 2월초 주관사 산업은행으로부터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인수 제안을 받았고, 지난달 28일 비밀유지약정(CA)을 맺었다. 포스코는 그룹내에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동부 패키지의 자산 가치 및 사업 전망, 시너지 효과 등을 면밀하게 분석 중이다.
산은은 포스코가 동부인천스틸 경영권과 함께 지분 20~30%를 매입하고, 산은 사모펀드부(PE)를 비롯한 재무적투자자(FI)가 나머지 70~80%의 지분을 사는 형태의 딜(Deal) 구도를 제안했다. 빠른 매각을 위해 포스코의 투자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는 방식이다.
동부측이 포스코측 실사를 당초 거부한 것은 패키지 매각ㆍ비공개 입찰을 추진한 산은에 대한 반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동부측은 중국 바오산철강 등 동부인천스틸을 노리는 잠재적 인수후보가 많다는 이유로 개별 경쟁입찰을 실시할 것을 주장했다. 동부측은 패키지 매각이 진행될 경우 포스코가 시가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동부인천스틸ㆍ동부발전당진을 인수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산은 측은 중국 등 해외에 실질적 구매 의사를 가진 인수후보가 없는만큼 포스코와 협상을 빨리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항만, 동부익스프레스 등 핵심자산 매각 과정에 동부그룹의 '적극적 의지'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도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경영권에 대한 욕심을 놓지 않아 매각 성사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역시 동부그룹에 구조조정을 조속히 추진하라는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동부제철과 동부건설 관계자들을 불러 자구계획을 조속히 이행하도록 촉구했다. 금감원은 지난 2월에도 동부그룹 관계자를 불러 비슷한 내용을 요구한 바 있다.
산은 관계자는 "동부인천스틸 매각 초기 다수의 해외업체들에도 접촉했지만 인수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현재로선 구매의사가 확실한 포스코와 협상을 빨리 진행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밝혔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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