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16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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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 구조조정안의 핵심인 동부하이텍 매각 작업이 마땅한 인수후보를 찾지 못하면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6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동부하이텍 공동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ㆍ노무라증권은 지난달 31일 약 20여개 국내외 인수후보들에게 티저레터(Teaser Letterㆍ매각안내서)를 보냈지만 아직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상태다. 매각측은 관심을 보이는 일부 후보들과 비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하고, 투자설명서(IM)를 보내는 등 홍보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내심 인수전 흥행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아직 적극적인 인수의사를 보이는 곳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라며 "예상외로 시장의 반응이 없어 동부측도 난감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매각작업이 진행되는 속도로는 5월말까지 예비입찰도 실시되기 어려다는 게 업계의 견해다. 당초 동부그룹과 산업은행이 세운 계획처럼 올 상반기내 딜이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부하이텍 매각 작업이 여의치 않은 것은 유력 인수후보로 꼽혀온 국내 대기업들이 인수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ㆍSK하이닉스 등은 앞서 공식적으로 동부하이텍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이 LG가 인수한 업체에 반도체 설계도면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며 "동부하이텍 인수보다는 현재 거래처인 대만업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도 지난 2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동부하이텍 인수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매각측은 그나마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해외매각쪽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유력 인수후보로 꼽히는 곳은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업체인 독일 보쉬, 세계 2위 파운드리 업체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이스라엘 비메모리 반도체업체 타워재즈 등 3곳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발송된 티저레터 20여통 중 절반 가량은 해외업체에 보내졌다"며 "산은이 노무라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한 것도 애초부터 해외 매각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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