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21일(14:4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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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달아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는 A급 기업들이 AA급 우량 기업들 못지않은 흥행 실적을 내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도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전반적인 투자 심리 개선으로 볼 수는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회사채 수요예측에 돌입한 A급 기업 6곳 가운데 수요예측을 완료한 4곳이 모두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LS엠트론(신용등급 A+)은 700억원 모집에 3200억원의 수요가 접수돼 발행금액을 950억원으로 늘렸다. 또한 모집액의 2배가 넘는 4150억원의 수요를 모은 하이트진로(신용등급 A+)도 300억원을 늘려 2000억원을 발행하기로 확정했다.
이밖에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선 포스코 자회사인 포스텍기술투자(신용등급 A)는 300억원 모집에 400억원의 수요가 몰려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뤘고 풍산 역시 1년 만의 회사채 발행에서 좋은 결과를 거뒀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요예측에 성공한 A급 기업들은 대부분 대기업 계열사로 안정적인 지배구조 아래 있거나 탄탄한 수요를 기반으로 실적이 양호한 기업들"이라며 "A급 기업들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제한적이나마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레이더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20건에 달했던 A급 회사채 발행은 4분기를 지나 올해 1분기 15건으로 감소했지만 이달 현재까지 발행건수가 7건을 기록하면서 다시 활기를 띨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보다는 줄어들었지만 회사채 발행시장의 대기자금은 여전히 많아 보인다"며 "우량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의 온기가 A급까지 이어지고 있고 당분간 이같은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을 포함한 대다수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민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A등급군에 속한 기업들의 펀더멘털 개선이 늦춰지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투자 심리의 개선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유통시장에서도 A급 기업 채권이 가격적 측면에서 부각되고 있지만 선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신용등급 A급에 속한 기업들의 최근 5년간 합산 영업이익은 2010년 9조4000억원으로 고점을 형성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에는 2조7000억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면 합산 총차입금은 2009년 이후 증가세를 거듭해 지난해말 기준 71조원을 기록했다.
한편 22일과 23일 현대로템과 현대비앤지스틸이 연달아 수요예측에 나서면서 이번주에도 A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계속된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두 회사의 수요예측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어 수요예측 흥행 행진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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