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더 깎아주세요" 은행, 고객요구 94% 수용

'소득 증가나 직급 승진으로 자신의 신용등급이 변했다고 생각하면 곧바로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세요.'
은행에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해 대출금리를 낮춘 건수가 최근 1년간 5배로 늘어났다. 고객의 신청건수 대비 은행 수용률은 94.3%로 직전 동기보다 소폭 상승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최근 1년간(2013년 4월~2014년 3월) 금리인하요구권 접수건수는 9만286건, 대출금액 기준으로는 4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동기(2012년 4월~2013년 3월)에 접수된 건수는 1만7801건, 6조원이었다.
금리가 인하된 8만5178건의 평균 인하 수준은 0.6%포인트로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 절감액은 연 2520억원으로 추정된다. 1억원을 대출받았다고 가정하면 1년에 60만원, 월 5만원가량을 인하받은 셈이다.
김명철 금감원 은행감독국 팀장은 "가계대출의 경우 일부 은행은 신용대출에 대해서만 금리인하요구권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며 "모든 은행이 가계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도 금리인하요구권 제도를 운용하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은행별로는 기업은행이 2만6929건의 금리를 내려줘 인하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액 기준으로는 외환은행이 13조5070억원 규모의 대출을 인하해 대출 규모로는 가장 크게 인하한 것으로 집계됐다. 승인 사유별로는 가계대출의 경우 신용등급 개선이 1만4214건(28.8%)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우수고객으로 선정(13.0%)되거나 소득 증가(11.4%) 등의 순이었다. 기업대출은 담보를 제공(47.4%)했거나 재무상태가 개선됐을 때(20.9%) 대출금리가 인하됐다.
금감원은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알리도록 할 방침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대출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38.5%만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하는 등 여전히 홍보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앞으로 금융회사들이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을 통해서도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고객에게 안내하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용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