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28일(06:3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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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와 동부그룹이 '동부제철 인천공장 + 동부당진발전' 패키지(이하 동부 패키지)의 인수 가격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오는 30일까지 동부 패키지에 대한 실사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포스코는 이번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수 희망가격을 제시하고 이후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문제는 동부 패키지의 자산 가치에 대한 포스코와 동부그룹의 '눈높이'가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포스코는 실사 결과 동부 패키지의 인수가를 8000억~1조원대로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동부그룹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매각가로 1조5000억원 가량 받길 원하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지속된 재무부담을 이유로 동부 패키지 인수에 비싼 가격을 지불할 수 없다는 태도다. 포스코는 올해부터 투자비를 매해 1조원 이상 감축하는 것이 목표인만큼 동부 패키지에 대규모 현금을 투입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반면 동부그룹은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적정한 가격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부 관계자는 "동부 패키지를 포스코가 원하는 가격대로 팔면 다른 자산 매각안이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그룹 부채비율이 정상 수준으로 감소하지 않는다"며 "결국 구조조정을 하는 명분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두 그룹이 계속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포스코가 원하는 수준에 가깝게 매각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주채권단인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은 낮은 가격에라도 빠른 매각을 통해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동부그룹, 산업은행의 입장이 각각 달라 가격에 대한 눈높이를 쉽게 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매각가를 조율하는 과정에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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