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불거진 신흥국 위기설로 이머징 채권 투자자들은 채권 가격 급락, 환율 폭등에 따른 투자 손실을 맛봐야 했다. 그러나 연초 테이퍼링의 실제 충격이 시장 우려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판명된 가운데 미국 유럽 등 주요 중앙은행이 시장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밝히자 안도감을 느낀 투자자금이 이머징 채권시장으로 유턴하는 모습이다.
인도 채권은 최근 들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상품 중 하나다. 총선 이후 인도 새 총리와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은 인도 주식에 이어 인도 채권 수익률 상승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이머징 채권 투자 열풍 속에서 한국투자증권, 동양증권 등은 개인투자자들에게 2000억원가량 인도 채권을 판매했다. 국내 채권과 은행 예ㆍ적금 금리가 연 4%에도 못미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인도 채권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기관투자가도 늘어났다. 그러나 하반기 인도에 외환위기설이 제기된 이후 인도 중앙은행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루피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은 6개월 만에 20~30%로 늘어났다.
어둡던 인도시장 분위기는 나렌드라 모디의 총리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180도 바뀌기 시작했다. 모디 총리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에 인도 증시가 신고가 경신을 지속하고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도 가라앉았다.
전문가들은 뜨거운 인도 증시의 열기가 이후 채권시장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파른 상승세에 인도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높아진 반면 아직 채권 가격 인상 폭은 크지 않다. 투자자가 인도 채권을 지금 매수한다면 연 9% 수익은 물론 추가 금리 하락, 루피화 강세에 따른 차익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글로벌 투자전략팀장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올 연말까지 인도 채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가신인도가 개선되는데다 총선 이후 정치ㆍ경제적 불확실성까지 해소되며 과거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인도 채권시장에 외국계 자본이 유입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불어나는 손실에 투자자들의 골칫덩이로 전락했던 브라질ㆍ터키 채권도 최근 반등에 성공했다. 이들 채권을 판매했던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양새다. 브라질ㆍ터키 채권은 올해 3월 이후 6% 가까이 반등했으며 금리와 환율 변동성이 극심했던 연초와 비교하면 10% 내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테이퍼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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