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유동성 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홍콩 해운ㆍ항만 대기업집단인 허치슨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상선의 구원투수로 나서 관심사다.
18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에 1140억원가량 투자하기로 합의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마켓밴티지는 조세회피처 버진아일랜드에 소재한 허치슨그룹 계열 투자 페이퍼컴퍼니로 확인됐다. 마켓밴티지 최고경영자(CEO)는 에릭 싱 치 입이란 인물로 현재 한국허치슨터미널 사장, 현대상선 사외이사를 맡고 있으며 허치슨그룹 계열사ㆍ투자관계사 등 130여 곳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허치슨그룹은 아시아 최대 갑부 리카싱 회장이 이끄는 홍콩 소재 대기업집단으로 해운ㆍ항만이 주력 사업 중 하나다. 허치슨은 1993년부터 현대상선과 터미널 사업 협력관계를 시작한 이후 수차례 현대상선 '도우미'로 활약했다.
현대상선은 2002년 현대그룹이 대북사업에 따른 유동성 경색에 처하자 부산항 제5부두를 허치슨에 매각했다.
허치슨은 2004년 현대상선이 적대적 인수ㆍ합병(M&A) 위기에 처했을 때도 구원투수로 나섰다. 당시 현대상선은 자사주 11.69%를 허치슨 계열사 케이프포천에 넘겨 '백기사'로 삼았다. 지금도 허치슨은 케이프포천 보유 201만주(1.19%), 마켓밴티지 292만주(1.73%) 등을 통해 현대상선 지분 2.92%를 보유 중이다. 이번 투자건이 연내에 마무리되면 전환우선주 지분 1362만주를 확보해 허치슨그룹은 현대상선 지분 약 10%를 확보할 전망이다.
허치슨 입장에서도 이번 현대상선 투자는 손해 볼 일이 없다. 허치슨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전환우선주를 사들이면서 최근 주가 대비 할인율 10%를 적용받아 싼값에 사는 기회를 얻었다. 또 이 전환우선주에 발행가 기준 연 5% 배당을
[한우람 기자 / 윤필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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