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권추 금융감독원 회계감독1국 팀장은 "세무, 컨설팅 등 비감사 용역 보수가 감사 보수보다 더 큰 것은 문제"라면서 "비감사 용역을 따오기 위해 회계감사에서 회사 측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회계법인들은 치열한 수주 경쟁을 거쳐 회계감사를 수주하고 있다. 어렵게 확보한 고객에 대해 회계감사를 진행하다 보니 고객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세무, 인수ㆍ합병(M&A) 자문 등 비감사 용역 업무까지 맡으며 거액의 보수를 받는다면 피감사 기업에 심리적으로 종속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특히 비감사 용역 보수가 회계감사 보수를 초과한다면 회계감사가 부수 업무로 밀려나면서 감사의 독립성을 근본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비감사 용역 보수가 문제가 되는 이유다.
실제 상당수 상장사들은 비감사 보수를 감사 보수보다 많이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비감사 용역 보수를 지출한 478개 회사 중 8.6%인 41개사가 감사 보수보다 많은 비감사 용역 보수를 회계법인에 지급했다.
최근 3년 동안 삼일회계법인에 감사 보수로 112억9800만원을 지급하면서 비감사 보수로 294억6000만원을 지급한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삼성에버랜드도 최근 3년 동안 딜로이트안진에 13억2500만원을 감사 보수로 지급하면서 세무 자문 등 비감사 용역에 대한 보수로 15억2800만원을 지급했다.
삼성중공업은 삼일회계법인에 업체 인수 실사 업무에 8억2000만원의 보수를 지급하는 등 비감사 보수로 28억5000만원을 지급했다. 같은 기간 감사 보수는 25억5600만원에 불과했다. 삼성물산도 최근 3년 동안 감사 보수와 비감사 보수로 각각 39억2000만원과 54억1000만원을 지급했다.
S회계법인 회계사는 "막대한 비감사 보수를 안겨주는 기업을 감사하면서 분식회계 등 문제점을 지적하기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
[박승철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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