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12월 분당구 정자동 소재의 ‘백궁 동양 오피스텔(이하 백궁 파라곤)’을 분양 받은 A모씨는 얼마 전 임차인과 대화를 나누던 도중 4층에 있는 스포츠센터의 입주민과 외부인 이용료가 같다는 말을 듣고 두 귀를 의심했다.
이 오피스텔의 사업주인 동양고속건설(現 동양건설산업)이 분양 당시 분양가에 포함해 시설물 일체(헬스장, 사우나장, 수영장, 골프연습장)를 입주민 공동소유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30일 정부는 공공주택 관리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자 이달 1일부터 300세대 이상의 아파트는 관리비, 사용료 등을 현재(27항목)보다 대폭 세분화(47개 항목)해 공개해야 한다는 주택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주택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아파트와 달리 투자 상품인 오피스텔의 경우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 [경기도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백궁 동양파라곤 전경 및 주 출입구 모습. 이 오피스텔은 최근 스포츠센터(4층)의 운영업체 선정 특혜와 인근 시세의 1/10도 안되는 임대료 책정으로 운영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
2001년 12월 분양된 백궁 파라곤 오피스텔의 4층에 위치한 스포츠센터는 사업주인 동양고속건설(현 동양건설산업)이 별도의 분양 없이 입주민을 위해 제공한 공용시설이다. 세입자들이 저렴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게끔 제공함으로써 분양률을 높이겠다는 복안이 깔렸던 것.
↑ [백궁 동양 파라곤 4층에 있는 커뮤니티센터 평면도. 입주자 대표단은 입주민의 동의 및 사전 통보 없이 사우나시설을 운동시설로 불법변경했다.] |
입주자대표단의 관리 비리와 특혜 의혹은 여러 정황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 [백궁 동양 파라곤의 관리규약에 따르면 부대시설 및 복지시설의 용도변경, 개축시 입주자 2/3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나와 있다.] |
아울러 스포츠센터를 외부업체에 임대해 주는 과정에서의 배임과 특혜도 의심된다.
입주자대표가 선정한 업체인 msd 파라마운트는 취재결과, 보증금 4000만원(현금 1000만, 보증증권 3000만)에 월임대료 160만원을 관리실에 납부하고 있었다.
현재 해당 오피스텔의 110㎡(33평) 오피스텔의 임대시세는 보증금 3000만원에 임대료 월 150만원 수준이다. 1890㎡(570여평)를 임대해 사용하는 스포츠센터의 월 임대료 160만원과 비교하면 3.3㎡당 2800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주변의 평균 임대시세인 3.3㎡당 4만5000원의 1/10도 안 된다.
특히 공동관리비(전기·수도료를 제외한 관리비, 2014년 1월 기준 ㎡당 1600원 추정)가 별도로 징수돼야 하나, 상기 스포츠센터 임대에는 공동관리비 약 300만원(1890㎡x@약1600원)을 징수하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돼 있어 이 부분도 특혜의혹이 짙다.
↑ [4층 스포츠센터에서 운동하고 있는 입주민(또는 외지인) 모습과 복도의 락카시설.] |
해당 스포츠센터 임대시 연간 수입 환산액을 산출해 보면 –1천680만원((임대료 월160만원-공통관리비 미청구로 인한 손실 월300만원)x12개월)이 나와 특혜를 통해 연간 3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백궁 파라곤 오피스텔의 관리소장은 “애초에 커뮤니티시설을 외부에 매각했더라면 이런 불미스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관리비로 입주자대표의 모든 소송대응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소송으로 번지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는 다소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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