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채권단은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동부제철 자율협약 진행을 위한 사전협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수출입은행, 농협 등 총 11개 채권금융기관이 참석했다. 지난달 24일 채권단으로부터 자율협약을 제안받은 동부제철은 이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산업은행은 이날 회의에서 채권단에 향후 자율협약 일정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자율협약 추진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동의하고 있지만 회사채 차환 발행에 대한 이견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다.
동부제철은 오는 7일 만기 도래하는 700억원 규모 회사채에 대해 차환 발행을 신청했다. 이 중 240억원 규모 차환 발행을 책임져야 하는 신용보증기금은 이날 회의에서 채권단에 해당 물량에 대해 우선변제권을 요청했다. 비협약 채권자로 자율협약에는 동참하지 않는 신보가 채권단과 고통 분담을 요구한 것이다. 신보 관계자는 "신보는 법률상 자율협약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차환 지원 물량에 대해서는 우선변제권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이 신보 요구를 수용한다면 채권단 계획대로 자율협약은 문제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제철은 다음달 26일에도 4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해당 회사채에 대해서도 차환 발행을 신청한 상황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회사채 차환 발행에 대한 협의가 마무리돼야 향후 자율협약 체제 유지에 대해 확정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신보 요구를 채권단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동부제철은 자율협약 대신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체제로 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제철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당초 패키지 매각을 추진했던 인천공장과 당진발전 매각 여부가 중요하다. 산은은 시장에서 관심이 높은 당진발전은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 절차를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뚜렷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인천공장은 동부그룹과 협의에서 매각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동부 계열사에 대해 법정관리는 막겠다는 방침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술신용정보 활용 업무 협약식'에서 "동부 구조조정 절차가 진행 중이라 지켜봐야 한다"며 "동부그룹 계열사의 법정관리는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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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성 기자 / 안정훈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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