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M&A시장은 조 단위 대형 거래가 잇따르며 큰 관심을 모았다. 오비맥주(6조2350억원), ADT캡스(2조664억원), 경남은행(1조2267억원), 우리투자증권 패키지(1조710억원) 등 매물이 시장에서 원활히 소화되며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최대 M&A 장세가 열렸다는 평가다.
하반기에도 우리은행을 비롯해 기업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인 한진ㆍ현대ㆍ동부ㆍ동양그룹 매물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M&A시장 열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매일경제 레이더M이 집계한 상반기 M&A 리그테이블 금융자문 부문(거래 종료 기준)에서 모건스탠리가 8조7737억원 실적을 올리며 1위를 차지했다. 모건스탠리는 오비맥주, ADT캡스, 티켓몬스터(티몬), SK엔카닷컴, 우리아비바생명 등의 거래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키며 투자은행(IB) 명가의 명성을 지켰다. 도이치뱅크와 씨티증권의 기세도 만만찮았다. 도이치뱅크(8조5813억원)는 오비맥주와 ADT캡스, 우리파이낸셜을, 씨티증권(8조3343억원)은 오비맥주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거래를 담당하며 모건스탠리 뒤를 바짝 추격해 '삼국지' 구도를 형성했다. 이들은 본계약 기준에서도 도이치뱅크-모건스탠리-씨티증권 순으로 1ㆍ2ㆍ3위를 차지하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M&A 회계자문 부문(거래 종료 기준)에서는 업계 '만년 4위' 언스트앤영(EY한영)의 반란이 지속됐다. EY한영은 오비맥주, 삼성코닝, 우리F&I 등 굵직한 딜에서 인수 회계자문을 맡는 등 9조7808억원 실적으로 상반기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회계자문 2, 3위를 달리는 전통의 '명가' 딜로이트안진(8조3006억원)과 삼일PwC(5조8486억원)도 각각 LIG손해보험과 우리금융 매각 딜 등을 앞세워 하반기 반격에 나설 전망이다.
M&A 법률자문 부문에서는 김앤장의 독주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김앤장은 거래 종료 기준 17조3191억원, 본계약 기준 16조1063억원의 실적을 올려 다른 로펌의 두 배가 넘는 금액으로 압도적인 상반기 1위를 차지했다. 김앤장은 오비맥주, ADT캡스, 우리금융 등 올 상반기 대형 딜 대부분에 법률자문을 담당하며 홀로 질주 중이다. 2위 광장(6조9427억원)도 ADT캡스 인수 자문과 우리금융 매각 자문 등 대형딜을 따내며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올 하반기에도 M&A시장 열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 공개적으로 나와 있는 매물만 최소 9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우선 시가총액 기준으로만 4조원이 넘는 초대형 매물인 우리은행 패키지 매각이 대기하고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최근 우리은행 패키지 매각 방식을 확정하고 하반기에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룹 구조조정에 들어간 한진과 현대, 동부그룹발 매물 규모도 만만찮다. 2조원대
여기에 최근 구조조정 이행에 속도를 내야 하는 동부그룹발 매물은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당진항만 등으로 최소 1조원대 매물로 평가된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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