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01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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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최대 매물인 쌍용건설이 다시 한번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쌍용건설이 법정관리를 통해 1조원 이상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를 해소한 덕분에 가격이 크게 낮아져 매각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이달 중순 쌍용건설의 2,3차 관계인집회를 열 방침이다. 쌍용건설이 지분 대다수(98%)를 보유한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의 협의를 마치면 이달 말께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를 받을 전망이다.
법원에 제출된 최종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변제율은 27%, 감자비율은 6:1로 결정됐다. 당초 쌍용건설은 각각 23%와 10:1 비율을 주장한 반면 채권단은 30%와 2:1로 주장했다. 그러나 감자비율이 지나치게 낮으면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는 회사 측 주장이 받아들여져 조율됐다.
매각을 전제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건설은 법원 인가가 나는 대로 제3자 유상증자 등 외부투자 방식의 매각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건설업 특성상 영업력이 있을 때 매각해야 제 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은 현재 해외 8개국에서 진행하는 사업 규모가 3조원(29억달러)에 달하는 등 해외수주 부문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번 매각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 매각가를 크게 부풀렸던 PF우발채무가 대부분 해소되면서 인수 후보들의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의 지난 2009년 PF우발채무는 1조7000억원에 달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과거에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채무 부담을 인수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어 매각이 성사되기 어려웠다"며 "그러나 법정관리와 2000억원 규모의 동자동 빌딩 매각에 따라 PF우발채무가 거의 청산돼 매각대금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매각에 여러 번 실패할 당시 쌍용건설의 매각대금은 5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PF채무와 여기서 파생되는 이자비용을 포함한 가격은 1조원을 웃돌았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쌍용건설 매각가는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기존에 비해 3배 이상 저렴해졌다.
M&A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건설사 매물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단순히 장부에 계상된 채무가 아닌 우발채무로 인해 발생할 추가적인 손실"이라며 "쌍용건설의 경우 침체된 국내보다는 해외 시공부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채무 문제가 해소된다면 인수자를 찾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쌍용건설은 지난 1분기 매출액 2700억원, 영업손실 2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쌍용건설 측은 법원 인가 다음주로 예상되는 내달 초 매각주간사 선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용건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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