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전성시대’ 주택경매청구총액 경신 또 경신

지난해 전국 경매주택(아파트·주상복합, 다세대·연립, 단독주택·다가구)에 대한 청구액 규모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등 본격적인 ‘경매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경매청구액은 부동산경매를 통해 채권을 변제받기 위해 최초 경매신청자가 법원에 권리를 신고한 금액으로, 근저당 및 가압류 등기타채권액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10일 부동산태인이 ‘개시결정일’ 기준으로 전국 경매주택에 대한 경매신청자들의 청구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경매개시가 결정된 주택 4만1557개에 대한 청구총액은 전년 대비 10.3%(5916억원) 증가한 6조34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청구총액 기준 사상 최고 수치로, 이전 고점은 국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6조2106억원, 물건수 4만9239개)이다.
물건수 역시 전년 대비 7.4%(2863개) 늘어나면서 2005년부터 9년 연속 유지됐던 연간 물량 감소세도 마감됐다.
유형별 청구총액은 아파트가 전년 대비 7.6%(3040억원) 증가한 4조2916억원이다. 이는 전체 경매청구액의 67.7%에 달하는 비중이다.
다세대·다가구 청구총액은 증가율에서 아파트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다세대 청구총액은 전년 대비 18.9%(1573억원) 증가한 9906억원, 단독주택은 전년 대비 14.0%(1304억원) 증가한 1조58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체 청구총액 중 다세대는 15.6%, 다가구는 16.7%의 비중을 각각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청구총액 규모가 전체의 76.5%에 달하는 4조8490억원으로 집계돼 비수도권(1조4918억원)에 비해 3배를 웃돌았다.
경매 개시된 물건수와 청구총액 규모는 작년 상반기보다 하반기 들어 더 커졌다. 하반기 들어 경매개시가 결정된 물건수는 2만1842개로 상반기의 1만9715개에 비해 10.8% 증가했다. 경매청구액도 상반기 3조862억원에서 5.5%(1684억원) 늘어난 3조2546억원이다.
한편, 올해는 이사철이 끝난 4월 말부터 6월 사이에 경매 신청된 주택이 빠르면 8월부터 법원경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기존 신건 중 유찰된 물건들 역시 지속적으로 수급될 것으로 예상돼 이르면 8월 말, 늦어도 추석연휴가 끝난 9월 중순부터는 다시 경매 열기가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직증축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등의 분위기가 하반기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부동산 시장 전체를 좌우할만한 이렇다 할 재료가 없는 만큼 중단기 호재 중심의 국지적 활황이 유력시된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