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원·달러 환율은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 잡자 원화 강세 기조가 한풀 꺾여 1013원선에서 상승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3원 오른 1013.4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오전 중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 결과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반영돼 보합권에서 흔들렸다. 그러나 한은이 경제 성장률을 내려 잡았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오후 들어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GDP 기준 성장률을 지난 4월 발표한 4.0%에서 3.8%로 내려잡았다. 내년 성장률도 4.2%에서 4.0%로 조정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본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사고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돼 성장 경로상 하방 리스크가 다소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성장률을 수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대외 위험은 다소 완화됐지만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생각지 못한 파급효과가 일반이 생각했던 것보다 크고 길게 가는 상황"이라며 "실제 지표로도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일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위원회(FOMC) 6월 정례회의 의사록에 금리가 조기에 인상될 것이란 '힌트'가 없어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보였고 이에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제한됐다.
수급측면에서는 은행권 롱스탑 매물이 등장하면서 환율 하락을 이끈 반면, 저점 부근에서는 공기업 결제수요가 유입돼 환율은 반등에 성공했다.
외환 컨설팅 회사 델톤은 "미국 FOMC 의사록 공개와 한은 금통위가 마무리됐지만 환율은 변동폭을 확대하지 못하고 정체됐다"며 "나흘간 상승폭이 4원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움직임이 제한됐다"고
이어 "여름 휴가철로 접어들면서 일중 거래량도 30억~50억달러대로 떨어지는 등 움직임이 줄었다"며 "당분간은 1010원대 언저리에서 좁게 등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34포인트(0.12%) 오른 2002.84에 마감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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