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 부총리를 필두로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이 지난 17일 출범했다. 이번 내각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 중 하나는 경제 활성화다. 최경환 경제 부총리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진 가운데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는 청문회와 취임식 등을 통해 경제 정책에 대한 개괄적인 면모를 밝힌 바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 대해 활성화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후보자로 지명된 지난달 13일 이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규제 완화 정책 방안을 내놓으면서 경기 부양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또 2주택자 전세 보증금에 대한 임대소득 과세 방안도 철회 방침을 내놓았다.
최 부총리의 언급으로 건설 종목의 주가는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5만18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7월 들어 6만원을 넘어섰다. GS건설과 대림산업도 같은 기간 10% 넘게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급등한 부담감에 차익 실현 물량이 등장하면서 4거래일간 등락을 거듭했다.
안주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최근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지만 구체적인 정부 발표가 나오면서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이 등장했다"며 "단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LTV, DTI 등은 국회 통과 없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정책이며 전세 보증금 관련법도 국회 계류중인 상태이기 때문에 규제 완화는 곧 현실화될 것"이라며 "관련 종목은 올해 연말까지는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에 영향력이 큰 안 중 하나는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다. 이를 통해 기업이 내부에 쌓아놓고 있는 현금을 투자 등으로 돌려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사내유보금이 이른바 '금고 안의 현금'이 아니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최 부총리의 추진 의지도 강한 상태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선임 연구원은 이에 대해 "기업들의 현금보유 성향 강화 이면에 투자 감소가 자리잡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현금성 자산은 수익성이 제고되거나 외부 자금이 조달될 때, 혹은 투자 감소시 늘어나는데 2010년 이후로는 이 중 투자 감소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 연구원은 "현금을 쌓아둔 기업 입장에서는 상여금을 주거나, 배당을 늘리거나, 투자를 재개하거나 기로에 섰는데 결론이 무엇이든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증시에 대한 반사 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증가해 여유 자금이 증시로 흘러들어와 활성화를 유발한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 두드러진 원화 강세를 누그러뜨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조윤종 TRS투자자문 대표는 "최 부총리가 내놓은 금리 인하 카드의 긍정적인 부분은 환율 상승 시 수출주 중심의 우리나라 산업구조 상 자동차, IT 등에 좋을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그러나 미국이 금리 인하를 멈추고 양적완화 축소를 진행하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드러내는 가운데 우리가 반대의 정책을 내세울 경우 세계 증시가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 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어 "최 부총리가 펼치는 정책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좋게 작용할 수 있지만 사내 유보금 문제 등 현실적으로는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며 "이념과 현실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 고득관 기자 / 배윤경 기자 /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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