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25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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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바젤III 기준에 맞는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의 공모 발행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원금손실 가능성과 이자제한 조건이 흥행에 결정적 열쇠가 될 전망이다.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존 후순위채와 다른 조건인 '영구 상각'이 투자결정에 쟁점으로 부상했다.
25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JB금융지주가 8월중 발행하는 코코본드에서 금융기업이 부실금융기관이 되거나 경영개선명령을 받을 경우 발생하는 '전액 영구상각' 조건이 기관투자자들에겐 투자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영구상각 조전은 종전 바젤II 기준과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JB금융지주 측은 "광주은행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코코본드 발행을 준비하고 있으며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관련 규정이 미비해 바젤III에 따라 '자본'으로 인정받으려면 영구상각 조건을 달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의 법적 근거가 되는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은 올해 2월 입법예고했으나 국회에 계류돼 이른 시일 내 법안통과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바젤III 적용으로 후순위채 발행이 힘들어진 다른 금융기관들은 자금 여력이 있다면 개정안 통과후에야 코코본드 발행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JB금융지주 이익이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이고 전라도권 지방은행 입지를 강화한 만큼 부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코코본드 발행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배승 신영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대출증가율과 안정적 순이자마진(NIM)흐름에 힘입어 이자이익 개선추세 이어지는 등 은행 순이익이 개선되고 있는데다가 JB우리캐피탈도 자산누적 효과로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코코본드는 30년 만기 영구채의 일종으로 단기적인 실적 전망이 아니라 장기적인 건전성을 판단해 투자를 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승인을 받아 5년 이후 콜옵션을 행사하는 경우를 가정해도 그렇다. 물론 기관투자자가 매수후 시장에서 거래는 될 전망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전북은행의 BIS기준자기자본비율(BIS비율)은 13.9% 수준으로 다른 금융지주보다 결코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투자에서 원금 손실이 발행할 조건은 BIS비율이 2% 아래 수준으로 떨어지므로 사실상 ‘부도' 리스크로 상정해야 한다.
박일문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조건부자본증권 등급을 매길때 영구상각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이자지급 제한 가능성을 고려해 한단계 추가로 낮췄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국내 3대 신평사는 JB금융지주의 코코본드에 대해 나란히 발행사의 신용등급 AA+보다 3단계 낮은 A+등급을 부여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변제 순위에서 뒤쳐진다는 판단에서 등급을 책정했다.
전문가들은 "JB금융지주가 부실금융기관이나 경영개선명령을 받는 조건이 사실상 회사가 망하는 수준이어서 실질적으로 전액 영구상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직접 투자를 해야 하는 기관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기존에 후순위채 투자를 할때 없었던 ‘영구상각' 조건이 께림직할 따름이다.
한 회사채 운용 전문가는 "투자 후에 내부 감사 등을 받을 경우 사실상 휴지조각과 다름 없는 상태일지라도 장부에 남아있는 것과 전액 상각돼 '제로'가 되는 상태는 차이가 크다"며 "기관투자자들이 5%이상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뒷탈이 두려워 선뜻 투자를 결정하기 힘들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JB금융지주의 재무상황에 대해 집중 검토한 후 수요예측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 회사채 발행 전문가는 "금융지주사의 경우 정부당국이 자산건전성을 상시 감시하는 상황인데 전액 영구상각이 될 지경까지 도달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형식 측면과 실질 측면을 잘 구분해 투자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바젤III가 적용되면서 기존 후순위채 대안을 찾는 금융기관들이 코코본드 등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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