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는 전국 1만82개 종합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시공능력을 평가한 결과 삼성물산이 토목건축공사업 부문에서 시공능력평가액 13조1208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시공능력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2005년 이후 9년 만이다.
지난해 1위였던 현대건설은 올해 평가액 12조5666억원으로 2위로 내려섰다. 포스코건설은 9조22억원(3위)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순위가 두 계단 올랐다. 반면 작년 3위였던 대우건설은 올해 7조4901억원에 그쳐 5위에 머물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현대엠코와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로 평가액 3조2139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54위에서 올해 10위로 수직 상승해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대림산업과 GS건설은 각각 4ㆍ6위로 지난해와 변동이 없었다. 7위에 오른 롯데건설과 8위 SK건설도 작년과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10위에서 올해 9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반면 현대산업개발은 작년 9위에서 올해 13위로 떨어졌다.
삼성물산이 이번에 선두를 차지한 것은 활발한 글로벌 시장 개척으로 해외 공사 실적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과거 수주했던 해외 프로젝트들이 최근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면서 실제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며 "호주 로이힐 광산개발 프로젝트와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발전소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지난해 31위였던 부영주택이 올해 15계단 오른 16위, 24위였던 호반건설은 15위를 차지하는 등 중견업체들도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산업환경설비공사업 시공능력평가에서는 현대건설이 10조4852억원으로 이 부문 평가액에서 단일 기업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하며 1위에 올랐다. 우즈베키스탄 탈리마잔 발전소 등 해외 플랜트 건설 수주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중공업(8조9804억원)과 8조9764억원을 거둔 삼성물산이 각각 2ㆍ3위로 그 뒤를 이었다.
올해 종합건설업 중 토목건축공사업 시공능력평가 총액은 212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215조2000억원보다 줄었다.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됐고 공공 건설공사 실적도 감소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국토부는 시공능력평가 제도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현재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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